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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정부 지원·UAE 협약, 원전 산업 ‘청신호’

尹 정부의 친원전 정책 기조로 올해 원전 시장은 한층 후끈해질 전망이다.

원자력안전위원회(이하 원안위)가 지난달 28일 진행한 업무계획 브리핑에 따르면 올해는 고리 2호기 등 발전소의 안전성을 확보한 가운데 원전 수출 관련 지원 정책이 본격적으로 시행된다.

원안위는 특히 외국 원전 수출에 힘쓰기 위해 각 나라의 상황에 맞는 맞춤형 계획을 선보였다.

먼저 아랍에미리트와 같이 원전을 이미 수출한 국가에는 안전한 원전 운영을 지원하기 위해 규제 관련 사항에 대해 협력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원안위는 2009년 UAE 원전 수출 이후 지금까지 관련 장비·물질 관련 기술 약 4,000건에 대한 수출허가를 발급한 바 있다.

이어 지난 15일에는 UAE 연방원자력규제청(FNAR)과 행정약정을 체결하며 양국 간 원자력 수출허가 절차를 간소화시키는데 이르렀다.

원자력안전위원회 로고
원자력안전위원회 로고 [자료=원자력안전위원회]

이번 행정약정 체결로 원자력 수출허가 업무를 원안위와 FANR이 직접 처리할 수 있게 되면서 향후 수출허가에 소요되는 시간이 최대 6개월 단축되면서 원자력 수출이 한 층 가속화될 전망이다.

또 체코·폴란드 등 최근 수출 논의가 진행 중인 국가는 규제체계의 정립, 인허가 경험을 전수하고, 동남아시아·중동 등 수출 가능성이 있는 국가는 인력양성 프로그램을 확대·개편하여 규제 인프라 조성을 지원해 나갈 예정이다.

유국희 원안위 위원장은 이번 협약에 대해 “양 기관이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체계가 마련되어 향후 협력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전했다.

원자력 관련 협약을 맺은 것은 비단 원안위뿐만이 아니다.

지난 17일 한국에너지전력공사(이하 한전)도 아랍에미리트(UAE) 원자력공사와 지속 가능한 에너지 안보를 위해 ‘넷 제로 가속화 전략적 협력’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한전-UAE 원자력공사 MOU 체결식
한전-UAE 원자력공사 MOU 체결식 [한국전력공사 제공]

양사는 MOU를 기반으로 한국과 UAE의 원자력 프로그램 확대 및 글로벌 원전시장 공동 개발을 통해 그동안 양측이 굳건히 유지해온 원자력 협력관계를 심화해 나갈 예정이다.

정부는 이번 UAE 협약을 주도한 것 외에도 제도의 정비를 통해 원자력 산업 발전을 적극 지원할 전망이다.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업부)는 지난 12일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이하 전기본)을 발표한 데 이어 13일 '신에너지 및 재생에너지 개발‧이용‧보급 촉진법'(이하 신재생에너지법) 시행령 개정안을 발표하며 원자력 발전 비율 증가를 예고했다.

이번 개정안에 따르면 올해 신재생에너지 의무공급 비율(RPS)을 완만하게 재조정함에 따라 신·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현실성 있는 속도로 맞추고 원자력의 비중을 높이게 된다.

산업부는 10차 전기본의 목표 조정과 관련해 "탄소 중립을 위해 원전과 신재생에너지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실현 가능하고 균형 잡힌 전원 믹스를 구성한 것"라고 밝혔다.

이러한 원전 수출의 확대는 원전 산업에 활력을 불어넣을 뿐만 아니라 차세대 원자로 개발의 필요성도 크게 부각시키는 효과를 가져왔다.

이를 위해 정부는 원안위와 함께 소형 모듈 원전(SMR) 개발을 올해 국가 프로젝트로써 채택하여 차세대 원전 기술 선점을 꾀했다.

개발 전 과정은 한국원자력연구원(이하 연구원)이 맡게 되며, 원안위는 안전 현안을 설계부터 사전 검토하는 시스템을 운영하고 2026년까지 세부 기술기준을 마련할 예정이다.

연구원은 지난 2일 올해 경영계획 발표에서 ▶미래 지향 선진 원자로 개발, ▶안정적 원자력 발전을 위한 전주기 기술 개발, ▶방사선과 양자빔 활용 기술 개발에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대형원전과 일체형 SMR 비교
대형원전과 일체형 SMR 비교 [자료=한국원자력연구원]

경영계획의 주요 골자는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로 표준설계인가를 획득한 SMR인 SMART 수출의 적극 추진과 그 뒤를 이을 차세대 원자로 i-SMR 개발의 본격화로 이루어져 있다.

연구원은 올해 경영계획 발표에서 SMART의 개발이 완료되면 캐나다에 건설하여 소형 원자로 시장을 선점하고 원자력 산업계에 커다란 활력을 불어넣고자 하는 목표를 밝혔다.

이어 차세대 원자로 기술인 i-SMR도 2028년 표준설계인가 취득을 목표로 올해부터 본격적인 표준설계 및 혁신기술 개발에 착수하여 원자력 산업을 선도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기로 했다.

특히 올해는 AI를 활용한 가동 원전 결함 진단 기술, 무인 방재 로봇, 사이버 위협 탐지 기술 등을 개발하여 우리나라의 원자력 산업 기반이 더욱 탄탄해질 전망이다.

한편 원안위는 2023년 목표에 원전 개발 이외에도 방사능 위협 대응에 관한 방안 등을 넣으며 국민의 안전을 여전히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음을 재차 확인했다.

특히 올해에는 후쿠시마 방사능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오염수 방류를 감시하는 해양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주요 공항·항만에 방사선 감시기를 확대 설치하는 방안을 추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