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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사상 최대 실적 기록한 K배터리, 美 시장 선점 '분주’

-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 역대급 매출 기록

- 美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대응 위해 미국 현지 업체와 줄계약

최근 글로벌 경기 침체가 지속되는 가운데 국내 대표 배터리 기업인 삼성SDI와 LG에너지솔루션이 오히려 2022년 한 해 동안 역대급 매출을 올리며 K배터리 산업의 건재함을 드러냈다.

먼저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27일 2022년 실적발표회를 통해 지난해 매출 25조 5986억 원, 영업이익 1조 2137억 원을 달성하며 최대 연간 실적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도 매출인 17조8519억 원과 7685억 원의 영업이익 대비 각각 43.4%, 57.9% 증가한 수치다.

이와 관련해 작년 8월 완공된 제너럴 모터스(GM)와의 1기 합작법인(JV) 공장의 본격적인 가동과 에너지 저장장치(ESS) 판매 확대 등이 급격한 매출 상승을 견인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LG 에너지솔루션 로고
LG 에너지솔루션 로고 [자료=LG 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작년 하반기 EV(전기차) 및 전력망용 ESS 수요 개선세에 따라 전 제품군 출하량이 증가했고, 주요 원재료 가격 상승분의 판가 연동 확대 등에 힘입어 연간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또한 판매량 확대에 따른 규모의 경제 효과, 생산성 향상을 통한 원가 절감, 가격 경쟁력 있는 메탈 소싱 적용 확대 등으로 영업이익 역시 전년 대비 큰 폭으로 상승했다”라고 전했다.

지난해 제너럴 모터스, 혼다 등의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강화하며 북미에 합작공장을 여럿 설립한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생산량 목표를 300GWh(기가와트시)로 잡았다.

이는 고성능 순수 전기차 약 430만 대를 생산할 수 있는 양으로, 구체적으로는 북미 시장에서 55GWh, 폴란드의 공장에서 90GWh, 한국·중국 등 아시아 내 생산공장은 155GWh의 생산능력을 확보할 예정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작년의 성장세에서 멈추지 않고 한 걸음 더 나아가 올해 연간 매출을 작년 대비 25~30% 증가시킨다는 큰 목표를 제시했다.

글로벌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투자도 지난해 6조 3000억 원에서 50% 이상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배터리 시장이 성장함에 따라 기업의 매출이 올라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그럼에도 30% 수준의 급격한 성장을 위해서는 산·학 간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이에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20일 서울대학교와 산학협력센터 설립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의 발표에 따르면 서울대와의 업무협약을 바탕으로 연구 개발 및 우수 인력 양성을 위한 산학 공동협력체계를 마련하고, 차세대 배터리 소재 및 관련 기술 개발에 총력을 다할 것이라는 방침이다.

또 지난 16일에는 한화큐셀·한화모멘텀·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한화그룹 3개사와 에너지 저장 시스템(ESS)을 포함한 美 배터리 관련 사업 협력을 위한 MOU를 체결한 바 있다.

양측은 MOU 체결식에서 미국 내 배터리 생산라인 공동 투자를 통해 친환경 에너지 정책으로 급성장하고 있는 ESS 시장을 선점하고 도심 항공교통(UAM)등 미래 신성장 사업과의 시너지를 극대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SDI의 2022년 연간 및 4분기 실적
삼성SDI의 2022년 연간 및 4분기 실적 [삼성SDI 제공]

한편 삼성SDI도 작년 한 해 동안 최고의 실적을 올리며 순항 중이다.

삼성SDI의 경영실적 발표에 따르면 2022년 한 해 매출은 20조 1,241억 원, 영업이익은 1조 8,080억 원으로 집계되었다.

작년 대비 매출은 6조 5,709억 원, 영업이익은 7,404억 원 증가했으며 각각의 전년 대비 상승폭은 48.5%, 69.4%로 나타났다.

작년 중대형 전지 시장은 수요 둔화 우려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2022년 4분기까지 흔들림 없이 매출이 확대되는 양상을 보였다.

특히 자동차 전지는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인 ‘Gen.5’를 중심으로 매출이 지속적으로 증가했고, ESS 전지는 전력용 프로젝트에 공급돼 매출이 크게 늘었다.

이러한 매출 증가 추세는 배터리 시장의 성장과 함께 올해 1분기에도 이어진다.

삼성SDI는 올해 자동차전지 시장이 전년 대비 약 39% 성장한 약 1,590억 달러(195조 1900억 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또 자사의 헝가리 신규 공장 가동이 확대되고 고객사의 신모델향 공급이 늘면서 중대형 자동차 전지 판매가 앞으로도 ‘Gen.5’를 중심으로 높은 성장세를 보이리라고 예측했다.

그 외의 소형전지 역시 마찬가지로 계절적 비수기 영향을 감안해도 전기차용 소형전지에 한해서는 앞선 중대형 전지와 같이 큰 폭의 성장세가 예상된다.

최윤호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은 "모든 사업부가 경영 목표를 달성하면서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라고 밝혔다.

아울러 "올해 준비한 전략을 차질 없이 실행해 초격차 기술 경쟁력과 최고의 품질 확보, 이를 바탕으로 수익성 우위의 질적 성장을 가속화하는 한 해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전했다.

SK온 로고
SK온 로고 [자료=SK온]

현재 국내 배터리 시장에서 후발 주자로 평가받고 있는 SK온은 현재 4분기 실적에서 적자를 맞이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그러나 SK온도 시장의 성장세에 발맞추어 산·학 협력을 지속하면서 반등을 꾀하고 있다.

작년에는 성균관대, 한양대, UNIST와 각각 산학 교육 프로그램을 시작했고, 연세대, 한양대와는 산학협력 센터 설립을 발표한 바 있다.

특히 올해에는 지난 17일 카이스트(KAIST)와 산학협력 교육 프로그램 ‘SKBPR’(SK on – KAIST Battery Educational Program) 개설을 위한 MOU를 체결하면서 차세대 배터리 시장을 이끌어나갈 인재 영입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이어 지난 19일에는 미국 공급망 강화를 위해 현지 소재 업체인 우르빅스와 배터리 음극재 공동개발협약(JDA)을 체결하며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은 일정 조건을 만족하는 전기차 구입 시 세액을 공제해 주는 제도로 자국 내 생산업체를 지원하기 위한 법안이다.

IRA의 세액공제를 받으려면 배터리의 핵심 원재료인 리튬·니켈·코발트의 일정 비율 이상을 미국 또는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국가에서 공급받아야 한다.

이러한 세액 공제는 배터리 부문에서도 같은 조건으로 제공되기에 미국 현지의 업체와의 협약을 통해 제품의 생산·제공 루트를 선점하기 위한 배터리 기업의 활동이 분주해지고 있다.

SK온 관계자는 “배터리 원소재 확보를 위해 이번 협약을 포함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며 공급망 다각화를 통해 IRA를 오히려 기회 요인으로 만들어 나갈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