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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주택담보대출 3000억원 감소, 전세자금 수요 줄어

전세자금 수요가 크게 줄면서, 전세대출을 포함한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이 9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

한국은행이 9일 발표한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2월 말 기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050조7000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2조7천억원 줄었다.

가계대출은 작년 9월 이후 11월까지 계속 줄다 12월 3천억원 늘었지만, 올해 들어 다시 두 달 연속 감소세다.

가계대출 가운데 전세자금대출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잔액 798조6천억원)이 3천억원 줄었는데, 은행 주택담보대출이 전월보다 감소한 것은 2014년 1월(-3천억원) 이후 9년 1개월 만에 처음이다.

특히 주택담보대출 가운데 전세자금 대출이 2조5천억원이나 급감했다. 2016년 1월 해당 통계 편제 이후 최대 감소 폭이다.

윤옥자 한은 시장총괄팀 차장은 "금리가 높아 전세자금 신규 수요가 줄고 상환도 이뤄지고 있다"며 "무엇보다 월세 전환 등으로 전세 거래량 자체가 감소한 데다, 전세 가격도 2년 전보다 낮은 '역전세' 상태이기 때문에 전세자금 대출이 감소한 것으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은행
[연합뉴스 제공]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잔액 250조8천억원)도 2조4천억원 축소됐다.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이 이날 공개한 '가계대출 동향'에서 은행과 제2금융권을 포함한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도 지난달 5조4천억원 줄었다.

주택담보대출(-6천억원)이 2개월 연속 감소했고,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도 4조8천억원 빠졌다.

업권별로는 은행권과 제2금융권 가계대출이 각 2조7천억원씩 줄었다.

하지만 예금은행의 2월 말 기준 기업 대출 잔액은 1천183조4천억원으로 한 달 새 5조2천억원 늘었다. 다만 증가 폭은 1월(7조9천억원)보다 줄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대출이 각 9천억원, 4조3천억원(개인사업자 1조4천억원 포함) 증가했다.

대기업 대출 증가액이 한 달 사이 6조6천억원에서 9천억원으로 크게 줄어든 것은, 회사채 발행이 늘어 대출 수요가 감소한 데다 앞서 1월에 작년 말 일시 상환분을 다시 취급한 데 따른 '기저효과'라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여신(대출)이 아닌 예금은행의 2월 말 수신(예금) 잔액은 2천220조3천억원으로 1월 말보다 22조3천억원 늘었다. 3개월 만의 반등이다.

특히 1월 59조5천억원이나 감소한 수시입출식예금의 경우 지난달에는 기업 결제성 자금과 기타 금융기관의 자금이 유입되면서 21조4천억원 불었다.

정기예금 역시 예금금리 하락에도 불구하고 지방자치단체 자금이 들어와 2조4천억원 증가했다.

자산운용사의 수신도 8천억원 늘었지만, 증가 폭이 1월(50조4천억원)과 비교해 급감했다.

재정집행에 따른 국고자금 유출 등으로 머니마켓펀드(MMF)가 2조2천억원 감소했지만, 주식형펀드와 채권형펀드에는 각 1조2천억원, 3천억원이 유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