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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인사이드] 불붙은 PA 간호사 논쟁

최근 대통령의 간호법 거부권 행사에 반발한 간호사들이 '업무 외 의료행위'를 하지 않겠다는'준법투쟁'에 나선 것을 계기로 PA(Physical Assistant·진료보조) 간호사 역할 문제 논쟁이 불거지고 있다.

23일 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에 따르면 전국 의료기관에서 활동하는 PA 간호사는 1만 명 이상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PA 간호사 역할을 관련한 쟁점들을 정리했다. <편집자 주>

▲PA 간호사 역할 논쟁 부상한 계기?

최근 들어서는 간호법 제정이 사실상 무산된 데 반발한 간호사들이 그동안 암묵적으로 해왔던 진료보조 업무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이를 공개적으로 거부하는 '준법투쟁'에 돌입하겠다고 선언함으로써 논란이 다시 본격화하고 있다.

리스트에는 대리처방, 대리기록, 대리수술, 수술 수가 입력, 수술부위 봉합, 수술보조(1st, 2nd assist), 채혈, 조직 채취, 천자, L-tube 및 T-tube 교환, 기관 삽관, 봉합, 관절강내주사, 초음파 및 심전도 검사, 항암제 조제 등이 포함됐다.

간호사들의 이런 '준법투쟁'에 대해서는 전공의(레지던트) 단체인 대한전공의협의회도 '환영'의 뜻을 밝혔다. 이참에 서로의 업무 범위를 명확히 하자는 것이다.

▲PA 간호사 역할은?

PA 간호사는 의료 행위를 보조하는 간호사를 의미합니다.

PA 간호사는 1960년대 미국에서 의사를 보조하기 위한 의료인을 지칭하며 처음 등장했다. 미국에 있는 간호사로 간호 학사 졸업 후 경력 3년 이상을 쌓은 뒤 2년의 석사 과정을 거치면 PA 간호사로서의 자격이 주어진다. 이들은 수술에도 직접적으로 참여하고 회진도 돌고 처방도 하며 준의사의 역할을 수행하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PA 간호사는 현행법상 엄연히 불법으로 사실상 PA간호사라는 직무는 공식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진료 보조(PA) 간호사는 명칭이 없으며 의사업무를 대리하는것 또한 불법이다.

간호법
[연합뉴스 제공]

▲PA 간호사 관련 논쟁은?

현행법상 불법이나 PA 간호사가 실제 의료현장에 존재한다는 것이다. 또 전공의가 부족해 의료의 질 저하가 예상되는 분과에 PA간호사 직능을 수행하는 의료인들이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PA의 업무 경계도 모호하다는 것도 논쟁의 한 부분이다.

PA 간호사는 수술장 보조 및 검사 시술 보조, 검체 의뢰, 응급상황 시 보조 등이 주된 역할로, 법의 경계에서 의사의 의료행위를 일부 대신해왔다.

의료법 제2조는 간호사의 임무를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의 지도하에 시행하는 진료의 보조'라고 규정하고 있지만 '진료의 보조'라는 것이 명확하지 않다 보니 의사 수가 부족한 병원에서 사실상 의사가 해야 할 일을 일부 대신해 온 것이다.

병원마다 수술보조(SA), 진료보조인력 등도 사실상 PA로 간주될 수 있다.

이처럼 의료법 저촉 여지가 적지 않지만 PA 간호사는 필수의료 분야 기피 등으로 인한 의사 수 부족에 2010년 생겨난 이후 빠른 속도로 수가 늘고 있다.

▲복지부 "불법 단정할 수 없어"

보건복지부는 전날 낸 보도자료에서 간호협회가 리스트에 적시한 의료행위를 불법으로 단정할 수 없으며 업무 범위는 개별적으로 결정돼야 한다고 밝혔다.

임강섭 보건복지부 간호정책과장은 "간호협회에서 제작한 불법의료행위 리스트는 다른 직역과의 갈등에서 나온 것"이라며 "의료행위라는 것이 누가 어떤 일을 할 수 있고 없고를 배타적으로 따지기 어렵다. 중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업무도 있다"고 말했다.

임 과장은 "대법원 판례를 보면 환자에게 얼마만큼 위해를 끼쳤는지와 함께 간호사의 숙련도 등을 구체적으로 따져서 판단하지, 의료행위의 종류에 따라 불법과 합법을 구분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처럼 의료행위의 결과에 따라 위법성 여부를 판단하게 될 경우 PA 간호사를 둘러싼 혼란 상황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복지부는 6월에 전문가, 현장 종사자, 관련 단체 등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해 PA 간호사에 대한 사회적 논의에 본격적으로 착수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