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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서 다시 고개드는 ‘낙관론’

해외 발 훈풍에 29일 코스피지수가 이틀째 오르며 증시전망에 대한 낙관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지수가 지난 28일 5.91%나 급등한 것에 따른 단순한 기대감이 아니라 각종 지표가 호전되고 우리나라를 비롯한 각국 정부의 강력한 경기부양책이 예고돼 있기 때문이다.

우선 단기 자금의 부동화로 머니마켓펀드(MMF)의 설정액이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는 가운데 시중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일부 유입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실질적인 주식매수자금을 나타내는 실질고객예탁금(고객예탁금-미수금-신용잔고-개인매도결제)이 누적기준으로 지난 9일 6조4천110억원까지 떨어졌다가 23일 7조975억원으로 완만한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또 동양종합금융증권이 1980년 이래 지수가 5% 이상 급등한 이후 25거래일간 코스피 수익률을 조사한 결과 상승확률이 63%에 달하고 수익률이 2.2%로 집계된 것도 긍정적이다.

외환위기를 맞아 강력한 구조조정이 진행됐던 1998년만을 놓고 보면 코스피지수가 모두 13차례 급등했는데, 이 중 이후 25거래일간 지수가 상승했던 적이 10차례였고 수익률도 5.6%에 달했다.

최근 경제상황과 비슷한 1998년의 사례를 미뤄 짐작하면 28일 코스피지수가 급등했으니 앞으로 25거래일간 지수가 오를 확률이 77%(10/13)이고 수익률이 5.6% 날 것으로 예상해볼 수 있다.

아울러 국내외 정부가 추진할 것으로 기대되는 고강도 경기 부양책과 글로벌 신용경색의 소폭 완화, 한국은행의 금리 추가 인하에 따른 자금경색 완화, 기업 구조조정의 진전 등도 증시전망에 대한 낙관론에 힘을 실어주는 대목들이다.

특히 미국 연방예금보험공사(FDIC)가 은행들의 악성 자산을 매입하는 `배드뱅크'를 운영할 것으로 알려짐에 따라 글로벌 금융위기 해소에 대한 기대가 어느 때보다도 높아지고 있다.

동양종금증권 이재만 애널리스트는 "과거 경험상 코스피가 급등했을 경우 향후 1개월간 수익률이 양호했다는 점과, 대외적으로 미국이 배드뱅크 설립 가능성을 시사했다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제2차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한 우려가 진정될 가능성이 있어 추가적인 상승 여력이 남아 있는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교보증권 주상철 애널리스트는 "경제침체의 심화에도 불구하고 국내외 경기부양책과 신용경색 완화, 유동성 증대 등으로 약세장 반등이 기대된다"며 "2월 코스피지수는 1,050~1,250포인트 범위에서 등락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몇몇 우호적인 변화에도 불구하고 28일 코스피지수가 급등한 것은 시장이 성급한 반응을 보인 것이라는 우려 섞인 분석도 있다.

세계 5위 D램 생산업체인 독일 키몬다의 파산보호 신청 소식에 전날 삼성전자, 하이닉스 등이 강세를 보였지만 반도체 산업의 구조조정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동부증권 임동민 애널리스트는 "현재 반도체 산업의 구조조정이 이뤄지려면 업체의 파산이 아닌 공급감소가 있어야 하는데, 키몬다 생산이 당분간 지속하며 이를 제외하더라도 반도체 수급은 여전히 공급과잉 상황"이라며 "아시아 한계기업들에 대한 정부의 금융지원으로 공급과잉은 쉽사리 종결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전날 지수의 급등이 수급여건의 우호적인 변화보다는 외국인의 대량 선물매수에 따른 기술적 반작용 성격이 크다는 점도 향후 증시에 대해 섣불리 낙관할 수 없도록 만든다.

외국인들이 예측할 수 없는 글로벌 금융시장의 상황에 영향을 받고 있어 프로그램 매수의 우호적인 수급환경이 지속할지 여부는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임동민 애널리스트는 "매우 빠른 주가반응에 뒤따르기보다는 전략적인 대응이 요구되는 시점으로 판단된다"며 "펀더멘털의 약화국면에서 적절한 대응은 주가상승 시 관망, 조정 시 분할매수라고 생각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