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 할인 판매 이틀째인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인시장에는 전날 마찬가지로 배추를 싸게 사려는 시민들로 북세통을 이뤘다.
이른 아침부터 시민들이 길게 줄을 섰고, 배추는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가 1시간 반 만에 동이 났다.
전날 TV와 신문을 통해 판매소식이 널리 전파되면서 시민들은 이른 새벽의 어둠과 쌀쌀한 날씨를 뚫고 배추를 사기위해 줄을 섰다.
맨 앞에 자리를 잡은 칠순이 넘은 고옥순 할머니는 배추를 얻기 위해 아침 끼니도 거른 채 판매 시작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고옥순 할머니는 "그래도 김치가 있어야 된다고 다 그런다. 애들도 김치를 찾고 나도 김치를 먹고 싶어서 아침도 안먹고 나왔다"고 담담담하게 말했다.
정흥우 통인시장 상인회장은 "마음이 짠 하다. 많이 드렸으면 좋겠는데 물량이 한정돼 있어서 한망씩 밖에 못 드려서 안타깝다"고 속내를 털어냈다.
2시간 넘게 기다려 겨우 손에 쥔 3포기들이 배추 한망을 구할 수 있다. 배추를 구한 시민들은 포기 당 시중 보다 2,000원 싼 가격에 샀지만 여전히 비싸다는 푸념이 절로 나온다.
서울 신교동에 사는 유길순는 "할인 배추라도 지난해 보다 2~3,000원 비싼 것 같아 가격을 더 많이 내려줘야 할 것 같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래도 김치 없이는 제대로 된 상차림이라 할 수 없기에 시민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배추를 사고 있다.
서울 창성동에 사는 금옥순 "김치가 반찬으로 식탁에 안 올라가면 밥맛이 없다. 안 먹더라도 밥상에 항상 놔야한다. 그래서 김치는 항상 올라가 있어야 되고 비싸도 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국인의 입맛 때문에 '애물단지' 배추 2,700포기는 1시간 반 만에 동이 났다.
가뜩이나 팍팍한 살림살이 때문에 한푼이 아쉬운 시민들은 할인 배추 판매 둘째 날에도 시장에 모여 배추를 사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