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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선진화, 길을 묻다] ⑦ 이석형 전 함평군수 ‘지방자치의 블루오션과 창조 경영’

"지역을 대표하는 유명인물과 특산물도 없었지만 독창적인 아이디어로 지역 경제를 살렸다"

조선대 정책대학원 교수인 이석형 전 함평군수가 서울 광화문 광장 해치마당에서 '서울 G20 정상회의 기념 '대한민국 선진화, 길을 묻다' 연사로 초청돼 지방자치단체장 시절 성공담과 경험담을 소개했다.

이석형 전 군수는 유명인물, 특산물도 없는 불모지 함평에서 역발상의 아이디어를 통해 '나비축제의 공간혁명'과 지방자치시대의 '블루오션과 창조경영' 사례 등을 통해 지역 경제 발전에 성공을 거뒀다.

그는 "당시 함평은 노인인구가 30%가 넘는 초고령 사회이고 귀향하는 사람도 거의 없습니다. 지역을 대표하는 유명인물도 없고 심지어 특산물도 없다"고 군수 취임시절 함평에 대해 소개한 뒤 "그러나 함평만이 가진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만들지 못하면 대한민국 지자체에서 1등을 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고 마음을 먹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1998년 7월에 군수로 취임한 날에 "그렇다면 함평에 맞는 콘셉트는 뭘까?"라고 고민했던 이 전 군수는 "KBS 피디 시절에 ‘나비’라는 소재로 다큐멘터리를 다룬 경험이 있었는데 문득 나비가 떠올랐다"며 " 나비를 통해 축제를 만들면 사람들이 모일 것이고 새로운 관광 상품이 만들어 지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당시 현 공무원들이 관심을 가져 주지 않았다"고 초기 과정 때 어려움을 털어놓은 이 전 군수는 "저는 나비 전도사가 되어 공직자, 의원, 군민들을 만나서 나비축제의 필요성에 대해 이야기하며 고군분투했다"며 "우열곡절 끝에 1999년 5월 5일 세계 최초의 나비축제가 만들어졌다. 차들이 다 못 들어와서 줄을 서 있을 정도로 인기는 대단했다"고 성공담을 전했다.

"대한민국은 축제 공화국이다"고 말한 이 전 군수는 "그런데 대부분이 남의 축제를 따라하죠. 존재하지 않고 있던 아이디어를 만들어 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전 군수는 나비축제로만 머물지 않고 정부에 세계 최초의 나비 곤충 엑스포를 만들겠다고 제안했다.

당시 정부의 반대가 컸음에도 이 전 군수는 “세계에서 가장 엑스포가 많이 개최되는 나라는 프랑스인데 그곳은 브래지어 하나로도 축제를 한다. 일본은 작은 시골 마을이 연극 엑스포를 치러서 부를 창출하고 있다"며 "234개의 지방자치가 창조 마인드로 경쟁력을 창출하는 것이다"고 당시 공직자들에게 전해 엑스포 유치권을 획득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함평에는 큰 호텔 하나도 없을 정도로 낙후된 지역이라 엑스포 유치에 어려움이 많았다.

이 전 군수는 "불리한 상황 가운데서도 엑스포를 개최했고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의 관광객과 국내외 곤충학자들이 참여를 했고, 성공적으로 대회를 치렀다"고 성공담을 전했다.

현재 희귀종으로 알려진 황금박지에 대해 언급한 이 전 군수는 "12년 동안 블루오션, 창조 경영에 대해 고민하다가 황금박쥐가 세계에 2-30만 마리밖에 남지 않았다는 소식을 접했다"며 "그런데 함평 지역에 황금박쥐 60여 마리가 발견하며 또 하나의 지역 특색을 찾아냈다"고 소개했다.

그는 "저와 주민들은 황금박쥐를 보물로 만들기 위해 사유지를 보호구역으로 양보해 줄 것을 부탁했다"며 "그러나 보호구역이 자칫 잘못하면 주민들에게 귀찮은 존재가 될 우려도 있어 한참 고민에 빠졌다. 생각 끝에 군민들에게 자긍심을 심어주기 위해 세계에서 가장 큰 순금으로 된 황금박지 조형물 계획을 세웠다"고 당시 아이디어를 말했다.

중앙정부는 반대에도 이 전 군수는 "당시 금 1돈 당 4만 원이었는데 조형물을 세우는데 총 30억 원이 필요했다"며 "정부로부터 부탁해 겨우 10억원을 받았고 의회에도 요청해 20억원을 확보, 조형물을 만들었다"고 끈기와 불구의 도전정신을 강조했다.

이 전 군수의 독창적인 창의력과 도전정신이 없었다면 유명하지 않은 일반 시골 지역이 축제 지역으로 성장 할 수 없을 것이다.

강연이 끝난 뒤 이 전 군수와 잠깐 만남의 시간을 가졌다.

"함평 지역에 골프도 활성화 했나?"라는 질문에 이 전 군수는 "한때 레슬링으로 유명했던 농업학교가 있었는데 지금은 낙후돼 아무도 알아주지 않았다"며 "어떻게 이 학교를 살릴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문득 골프가 떠올랐다. 본격적으로 골프를 육성하면서 이 학교에서 신지애 선수, 장수연 선수가 배출 됐다"고 말했다

사실 옛날 함평에 역사적 큰 인물이 있었다. 그는 바로 임시정부에서 재무장을 지낸 김철 선생님이었다.

이에 대해 이 전 군수는 "김철 선생님을 위해 기념청사를 만들어 생가 터에 기념관을 건립했다"며 "바로 옆 김철 선생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임시정부청사를 재현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저는 군수시절 같은 차를 11년 동안 타고 다녔다. 리더로서의 솔선수범, 언행일치 하는 곳만이 희망이 있다"며 "우리가 초심으로 돌아가 나라를 발전시키고, 지역을 생각하는 마음을 가질 때 대한민국은 선진화의 길을 걸을 수 있다"고 말을 맺었다.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