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양진석 기자]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의 파급 효과가 얼마나 될까?
전 세계의 투자자들은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 발표 이후 처음 개장될 오는 8일 금융시장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국의 신용등급강등이 일파만파의 파장을 일으킬 수도 있다는 분석도 있고, 국제 신용평가들이 이미 수차례에 걸쳐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을 경고했기 때문에 미국의 신용등급 하락이 이미 금융시장에 반영되어 있어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이런 가운데 뉴욕타임스(NYT)는 7일(현지시각) 유럽의 재정위기가 진행 중이고 미국의 성장이 지체되고 있는 상황에서 일어난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은 상당한 파급 효과를 가져 올 수 있으며 미국의 성장 둔화를 가속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신용등급 강등의 직접적인 대상인 미국 국채의 거래 동향이 가장 큰 관심을 모으고 있는데, 이미 미국의 국채를 다량 보유하고 있는 중국, 일본, 러시아, 브라질 등의 국가들은 미국 국채에 대한 신뢰가 변함 없음을 표명했다. 7일 오전에 개최된 주요 20개국(G20) 컨퍼런스콜에서는 미국 국채에 대한 신뢰를 나타내는 공동성명을 발표하는 것도 논의됐다.
또한 3대 국제 신용평가사 중 S&P를 제외한 무디스와 피치 등 나머지 2개 회사는 미국의 신용등급을 최고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유럽의 재정위기 때문에 미국의 국채에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유럽 국가들도 재정 위기를 겪고 있기 때문에 미국 국채를 제외하면 다른 투자 대안이 없다는 얘기다.
그러나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이 미 국채의 금리 상승으로 이어지고 이와 관련된 모기지 금리 등으로 여파가 미칠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 모기지 금리까지 올라가면 미국 부동산 시장의 침체는 심화되고 가뜩이나 불안한 미국의 소비 심리도 더 가라 앉아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70%를 차지하는 소비가 더 위축되는 등 실물 경제의 둔화가 가속할 수 있다.
바클레이캐피털의 에이제이 라자드야크샤 수석 채권전략가는 "세계 투자자들이 자산 다양화 차원에서 미 국채와 달러를 외면한다면 (미 국채의) 금리 상승을 유발할 수 있고 이런 영향은 모기지 금리 등에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신용등급 강등의 영향은 이미 시장에 반영됐고 지난 주 다우(5.8%), S&P 500(7.2%), 나스닥(8%) 등이 대폭 떨어지는 등 증시가 폭락한 만큼 오히려 월요일 시장에서 금융시장이 반등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제니 몽고메리 소콧의 수석 투자전략가 마크 루스치니는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은 소문에 팔고 뉴스에 사라(sell-the-rumor-and-buy-the-news)'는 경우에 해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이라는 불확실성이 사라진 만큼 투자자들이 저가 매수에 나설 수 있다는 얘기다.
어쨌든 지금으로서는 월요일 시장을 기다리며 지켜보는 수 밖에 없다. 월요일이 되면 모든 것이 분명해질 것이다. 특히 미국 신용등급에 대한 금융시장 반응의 잣대가 될 월요일에 개장될 뉴욕증시의 동향은 모든 투자자들에게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