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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發 악재에 증시 패닉 ... 코스피 1,870선마저 붕괴

[재경일보 양진석 기자] 사상 초유의 미국 신용등급 강등의 후폭풍에 대한 우려가 결국은 현실로 나타났다. 미국 신용등급 강등이라는 악재가 시장에 이미 어느 정도 반영되어 있어 큰 타격은 없을 것이라는 예측은 완전히 빗나갔다.

오늘 코스피는 완전히 공황 상태에 빠졌다. 한 때 장중 역대 최고치인 143.75포인트가 한꺼번에 하락하기도 했다.

국내 증시는 전 세계 금융시장에 엄습했던 공포 분위기를 고려하면 의의라고 생각될 정도로 매우 차분한 모습으로 출발했다.

그러나 오후 들어 지수가 폭락하며 코스닥과 유가증권시장에 서킷브레이커와 사이드카가 올해 들어 처음 발동될 정도로 극심한 혼란에 빠졌다.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미국 신용등급 강등이라는 악재와 함께 한국에 이어 개장할 미국 시장이 폭락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으로 인한 것이었다.

8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74.30포인트(3.82%) 내린 1,869.45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1.40% 내린 1,916으로 개장한 코스피는 예상을 뒤엎고 장중 1,939.92까지 상승하며 안정을 되찾는 듯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내림세로 돌아서 1,900선이 무너졌고, 오후 1시 이후 매도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지며 지수가 1,800.00까지 폭락했다.

이날 1,800.00에서 기록한 전일 종가 대비 하락 포인트 143.75는 역대 장중 최고치였다.

삼성증권 김성봉 연구원은 "미국 신용등급 하락이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이슈라는 점에서 시간이 갈수록 공포가 찾아온 것 같다"며 "오늘 국내 증시 마감 이후 미국 시장이 폭락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손절매가 나오고 투매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계속됐다"고 말했다.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된 상황에서 개인은 7천337억을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닷새 연속 매도 우위를 보였으나 매도 금액은 774억으로 전주보다 많이 감소했다.

반면, 기관은 저가매수에 나서며 6천416억 순매수했다.

프로그램 매매는 차익, 비차익 거래에서 모두 순매수 우위를 보이며 5천262억원 순매수를 기록했다.

업종별로는 금융시장 불안에 대한 우려로 증권(-6.40%), 은행(-5.35%) 업종이 큰 낙폭을 보였다. 기계, 의료정밀 업종지수도 5%대 급락하는 등 전 업종이 약세였다.

시가총액 상위 대형주들도 일제히 하락했다. 삼성전자가 전날보다 3.68% 내리며 연중 최저가를 기록했다. LG화학(-4.91%), 한국전력(-4.22%), 기아차(-3.85%), 현대중공업(-3.69%) 등 시가총액 50위권 종목이 모두 하락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상승 종목은 대한전선, 리드코프 등 상한가 11개를 포함해 73개에 불과했다.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6.63% 폭락한 462.69를 기록했다. 하락 출발한 코스닥지수는 한때 상승세로 돌아서기도 했으나 다시 내림세로 반전해 한때 10% 이상 하락하기도 했다.

환율은 코스피지수 폭락에 급등세를 타면서 1,080원대에 진입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15.10원 오른 1,082.50원으로 마감했다.

대만증시 가권지수는 3.82% 급락했으며, 도쿄증시의 닛케이평균주가도 2.18%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