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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기업들 25%, 세금보다 CEO 연봉 더 많아

[재경일보 이규현 기자] 버라이존, 제너럴일렉트릭(GE), 이베이 등의 기업들은 국가에 세금으로 납부하는 돈보다 더 많은 돈을 기업 최고경영자(CEO) 급여로 지급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이들 기업 중 상당수는 세금으로 내는 돈보다 로비에 더 많은 돈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싱크탱크인 정책연구소(IPS)가 해외 납부 세금 등을 제외한 미국 기업들의 조세 납부액과 CEO 급여를 비교 조사한 결과, 최고액 연봉을 받는 100명의 CEO 중 25명이 지난해 회사가 낸 연방 소득세보다 많은 돈을 번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들이 로비에 쓰는 비용도 세금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25개 업체 중에는 버라이존, 뱅크오브뉴욕멜론(BoNYM), 제너럴일렉트릭(GE), 이베이 등이 포함됐으며, 이들 25개 업체의 평균 순이익은 19억달러였다.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이들 25명의 CEO가 받은 보수는 평균 1천670만달러로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 편입 기업 CEO의 평균 보수액 1천80만달러를 크게 앞지르면서 이들 업체의 조세 납부액도 넘어섰다.  

지난해 짐 맥너니 CEO에게 1380만 달러(약 147억 원)를 준 보잉사는 연방 소득세로는 1300만 달러(약 139억 원)를 냈다. 또한 보잉은 로비와 캠페인을 벌이는 돈으로 무려 2080만 달러(약 222억 원)를 썼다. 세금보다 더 많은 돈을 CEO 연봉을 지급하고 로비를 하는데 쓴 것이다.

제프리 이펠트 회장 겸 CEO에게 작년 1천520만달러(약 162억원)를 연봉으로 준 제너럴 일렉트릭(GE)는 지난해 33억달러(약 3조5181원)의 세금을 환급받았다.

존 도너휴 CEO에게 지난해 1천240만달러를 준 이베이도 정부로부터 1억3100만달러(약 1397억원)을 돌려받았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미국 연방정부가 재정 적자를 줄이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는 가운데 기업 CEO들이 국가에 납부하는 세금보다 더 많은 규모의 보수를 받는 것이 과연 합당한 것이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정부개혁·감독위원회 소속인 일리야 커밍스(민주) 하원의원은 경제위기를 초래한 CEO 보수 문제가 오늘날까지도 계속되고 있다면서 미 의회가 기업 임직원 보수에 관한 청문회를 열 것을 촉구했다.

그는 특히 근로자들의 임금은 정체되고 실업률은 비정상적으로 높은 상황에서 CEO 급여와 기업 이윤은 치솟는 이유가 무엇인지 조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