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인력전문 컨설팅업체 맨파워는 14일(현지시간) 지난해 15%의 거의 4배에 달하는 미국 기업의 52%가 주요한 일자리를 채우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특히 독일 유수 엔지니어링업체 지멘스의 미국 법인은 미 전역 사업장에서 과학과 기술, 엔지니어링, 수학관련 전문성을 갖춘 인력 3천명 이상을 찾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외에 여타 기업들도 6~200명의 일자리에 주인을 구하지 못하고 있으며. 일부는 9개월 이상 인력이 빈 상태라고 밝혓다.
제조업 컨설팅서비스 업체 ATS의 제프 오언스 사장은 "오랫동안 지적했던 것처럼 실업률은 높은데도 숙련된 근로자를 찾기가 매우 어렵다"면서 "인력을 찾는 데 90~100일까지 소요되기도 하지만 능동적으로 이 자리들을 메우려고 백방으로 뛰고 있지만 자리에 정말 합당한 인재를 구하지 못해 어떤 시점에서나 약 200개 일자리가 비어 있다"고 밝혔다.
이 조사에 따르면, 기업들이 빈 일자리를 채우는 데 평균적으로 7주가 소요되고 있으며, 충원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인력은 주로 트레이딩과 인터넷기술, 엔지니어링, 판매직 및 기기 운영직 등의 숙련자들이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기침체를 겪은 지 2년이 된 상황에서 미국 실업률이 전반적으로 9.1%에 달하면서 약 1천400만명이 여전히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고 있다. 제조업의 경우는 실업률이 8.4%로 다소 낮지만, 인력을 구하지 못한 일자리가 24만개에 달해 1년 전보다 38.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맨파워는 이러한 현상에 대해 학생들이 상대적으로 편한 사회과학을 선호하는 경향에 따라 대학들의 수학이나 과학분야 졸업생 배출이 더 적으며 이에 따라 필연적으로 기술 부분에 수급 불일치를 야기한 것으로 분석했다. 미 정부자료에 따르면, 1980년의 경우 수학과 엔지니어링, 기술과 컴퓨터과학 전공 학생 수가 졸업자의 11.1%에 달했으나 지난 2009년의 경우 그 비율은 8.9%로 낮아졌다.
기업들이 필요 일자리를 채우지 못하는 이러한 상황은 경기사이클의 하강국면보다는 구조적 본질에 기인한 실업문제에서 비롯된 측면도 있다고 맨파워는 해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