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오진희 기자] 이명박 정부의 초대 기획재정부 장관을 지낸 강만수 산은금융지주 회장 겸 산업은행장이 현 정부의 핵심 비전이었던 `747 공약'이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 어쩔 수 없이 폐기됐다고 주장했다.
또 감세 정책, 4대강 사업, 고환율 정책 등 집권 초기에 추진·집행된 경제정책이 외국에서는 성공으로 평가되고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실패라고 규정하고 무책임한 비난만 쏟아졌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22일 산은에 따르면, 강 회장은 지난 20일 한국경제학회 공동학술대회 전야제 축사에서 `카지노 자본주의'로 2008년 금융위기가 발생해 우리나라도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피할 수 없었다고 말하면서 "위기극복을 위해 (현 정권의) 비전이었던 747 공약을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위기 극복을 위해 고환율 정책을 시행할 수 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강 회장은 "G20(주요 20개국) 서울 정상회의에서 `정부는 과도한 환율 변동을 완화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는 데 합의했다"며 "많은 비판을 받아 온 `환율 주권'에 대한 우리의 구상이 G20에서 채택된 것"이라고 말했다. 또 G20이 채택한 환율 주권론에 대해 "국제 금융질서에 대한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감세 정책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옹호했다.
강 회장은 "감세 정책의 본질은 `성장을 통한 증세 정책'"이라며 "우리나라에선 감세 정책이 `부자 감세'라는 잘못된 꼬리표를 달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바깥에선 한국 경제의 성공을 말하지만, 우리는 실패를 말하고 있다. 스스로 너무 비하하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며 현 정부의 경제정책이 실패가 아니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