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오진희 기자] 민간 소비 부진이 장기화될 경우 2020년 잠재성장률이 2011년보다 약 0.6%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삼성경제연구소는 14일 펴낸 '소비부진 진단과 대책' 보고서에서 "소비부진이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 소비부진이 지속할 경우 성장잠재력과 경제 안정성을 모두 잃을 수 있다"며 이 같이 경고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민간소비는 전분기 대비 0.4% 떨어지며 11분기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이는 OECD 국가들과 비교해도 심각한 수준으로, 4분기 경제성장률이 플러스를 기록한 나라 가운데 민간소비가 감소한 나라는 우리나라가 유일했다.
민간소비는 한국 GDP의 절반가량을 차지하고 있어 민간소비가 줄면 기업의 생산이 감소한다. 생산이 위축되면 고용이 부진해지고, 이로 인해 가계 소득이 덩달아 줄며 민간소비가 다시 감소하는 악순환에 빠져 경제성장률에 치명타를 입히게 된다.
보고서는 소비부진이 장기화될 경우 2020년에는 잠재성장률이 1.7%를 기록하며 2011년보다 0.6%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경제 전반의 안정성을 훼손하며 한국경제의 고질적 문제점인 내수와 수출 간 불균형을 심화시킬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때문에 소비회복을 위한 노력이 절실하다고 보고서는 제안했다.
보고서는 "최근 소비부진의 요인인 물가와 가계부채 문제를 개선해 소비심리와 구매 여력 회복을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정부가 집세나 교육비 등 한국 특유의 구조적 물가불안 요인에 선제로 대응할 것을 주문했다.
또 가계부채의 연착륙을 위해 세제혜택을 확대하고, 서비스업 생산성 향상ㆍ평생직업교육 강화를 통해 고령화로 경제활동인구의 소득 기반이 부실해질 것을 대비해야 한다고 충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