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오진희 기자] 정부는 공공요금, 식탁 물가, 국제원자재 가격이 요동치면서 기대 인플레이션율이 불안하다는 위기감에 물가가 안정될 때까지 공공요금 인상을 미루고 가공식품 가격 인상을 억제하기로 했다.
또 병행수입을 늘려 수입품 가격을 낮추고, 대입전형료도 인하하기로 했다.
정부는 6일 중앙청사에서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물가관계장관회의를 열고 공공요금 관리, 병행수입 활성화, 대입전형료 인하 방안 등을 논의한 후 이 같이 밝혔다.
먼저 공공요금은 경영 효율화 등을 통해 원가 상승 요인을 흡수함으로써 물가안정 기조가 정착될 때까지 올리는 시기를 늦추고 불가피한 상황이라면 인상 폭을 축소하기로 했다.
가공식품 등은 국제곡물 가격의 하락 요인이 제품 가격에 반영될 수 있도록 정보공개, 유통구조 개선 등 다양한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밀, 옥수수 등 국제 곡물 가격이 안정세에 접어들었으나 소비자 물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0.069%에 이를 만큼 서민 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큰 빵, 라면, 식용유, 우유 등 가공식품 가격은 3월에 전달보다 0.1% 올랐다.
정부는 "제분용 밀, 가공용 옥수수, 원당ㆍ설탕에 할당관세를 적용하는 만큼 유통업체와 식품업체에 가격 인상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수입품은 유통구조 개선을 위해 병행수입을 늘리기로 했다.
병행수입은 국내 독점판매권을 가진 업체의 수입경로와 별개로 제3의 업자가 다른 유통경로로 외국 제품을 국내로 들여오는 것으로, 최근 이마트는 청바지와 향수를, 롯데마트는 캠핑용품 병행수입을 추진하고 있다.
병행수입이 확대되면 외제 의류·잡화류를 15~50%까지 저렴하게 들여올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또 상표권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물가를 안정시키도록 통관담보금(병행수입 과세가격의 150%)을 조정할 방침이다. 빠른 통관을 위해 통관 보류 해제의 심사 시간도 기존 15일에서 10일로 줄인다. 병행수입 허용을 위한 협의체도 운영한다.
병행수입품에 QR 코드를 붙이는 통관인증제를 도입하고, 일반수입품과 가격·품질·품질보증(A/S) 정보를 비교해 신뢰를 주려는 조치다.
학부모에게 큰 부담이 되는 대학입시 전형료는 낮추기로 했다.
오는 8월 수시전형부터 2013년도 국립대학 전형료를 5% 내리고, 사립대학에도 같은 수준의 인하를 유도할 방침이다.
2012년 주요 35개 대학의 평균 전형료는 수시전형 5만8천371원, 정시전형 3만9천167원이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대입원서를 일괄 접수하고, 수시모집 지원을 6회로 제한하는 등 시스템을 간소화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석유ㆍ통신ㆍ제당ㆍ제분 등 민생과 밀접한 독과점 시장의 폐해를 바로잡기 위해 경쟁 촉진, 투명성 제고, 수입제도 개선 등 대책을 추진하고 필요하면 정부가 경쟁촉진자 역할을 제한적이나마 수행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