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유재수 기자] 5월에 예상 밖으로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던 미국의 신축주택 판매가 한 달 만에 곤두박질쳤다.
8% 넘게 하락하며 16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내려앉았고 가격도 떨어진 것. 주택 시장의 청신호가 금세 다시 적신호로 바뀐 셈이다.
주택 시장은 최근 확실하게 호전되는 기미를 보이면서 하반기 미국 경제를 견인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미국 상무부는 25일(현지시간) 6월 판매된 신축주택이 전달보다 무려 8.4%나 줄어든 총 35만가구(연환산 기준)에 그쳤다고 밝혔다.
이는 5개월 만에 최소치이고, 하락폭으로는 지난해 2월 이후 가장 큰 폭이다. 또 시장 전문가들의 평균 예측치인 37만~37만2천가구 보다 2만가구 이상 작은 수치다.
특히 북동부 지역의 신규주택 판매가 60%나 폭삭 주저앉았다. 남부 지역도 8.6% 떨어졌다. 반면 서부 지역은 2.1%, 중서부 지역은 14.6% 증가했다.
그나마 전년 동월 대비로는 15.1% 늘어난 것이지만 주택 건설 시장이 되살아나고 있다고 기대했던 전문가들과 현지 언론의 호들갑이 무색해졌다.
아울러 지난달 신규 주택의 평균 매매 가격은 23만2600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3.2% 떨어졌다.
또 팔리지 않은 신규주택 재고는 6월 14만4천가구로 전월 대비 0.7% 증가했고, 이들 주택이 다 팔리는 데 걸리는 기간은 4.9개월로, 5월(4.5개월)보다 조금 늘었다.
모기지(주택 담보 대출) 이자율이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음에도 주택 구매를 위한 대출 신청 건수는 지난주 감소했다.
한편, 6월 주택 판매 등이 지지부진하면서 부정적 전망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유럽의 재정위기와 미국의 '재정 절벽'에 대한 우려로 눈에 띄게 퇴조세를 보이는 제조업 등의 부문과 달리 주택 시장 상황은 그나마 낫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이 최근 발언 등을 통해 주택 시장이 완만한 회복세를 보인다고 분석한 상황에서 소비자들의 얼어붙은 심리를 보여주는 이번 지표가 이달 31일부터 이틀간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결정에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