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안진석 기자] 이명박 대통령은 12일 "우리의 4대강 사업 경험을 살려 양국(한-태국)이 서로 협력할 수 있는 방안을 깊게 논의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KBS1 라디오와 교통방송, 유튜브 등으로 방송된 제102차 라디오연설에서 7∼11일 인도네시아·태국 순방을 설명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홍수로 전 국토의 70%가 물에 잠긴 태국은 현재 130억 달러(12조4000억원) 규모의 강 정비 사업을 국가적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다"면서 "현재 이 사업을 둘러싸고 한·중·일 삼국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50년 만의 물난리를 겪은 태국은 짜오프라야강을 중심으로 강 정비 사업을 진행 중이며, 이 사업권을 따내려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중국, 일본의 업체가 치열한 물밑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태국은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짧은 시기에 집중호우로 홍수와 가뭄이 번갈아 나타나는 악순환이 계속돼 4대강 사업에 주목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은 "올해 잉락 친나왓 태국 총리는 우리 4대강 현장을 직접 방문해 `태국의 고질적인 홍수피해를 막기 위해서 4대강 사업과 같은 정책을 도입해야겠다'고 밝힌 바 있다"고 소개했다. 잉락 총리는 지난 3월 한국을 방문해 4대강 사업을 벤치마킹 하기 위해 지난 3월 여주 이포보를 직접 둘러봤었다.
이 대통령은 이번 태국 공식 방문 중 잉락 총리와 정상회담을 열어 우리나라 업체의 진출에 대해 협의하고, 치수 사업이 계획된 짜오프라야강을 시찰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한국도 올해 태풍을 3번이나 맞았다"면서 "한두 달 새 3번이나 왔기 때문에 4대강 사업을 안했으면 대한민국 전체가 물난리가 날 뻔했다"고 말했다. 또 "태풍 후 4대강 사업이 이렇게 필요한 것인가 깨달은 사람이 더 많다"면서 "태풍을 3번 만나서 국토에 물난리가 났다면 면목이 없었을 텐데 그게 해결돼서 다행"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동포들과 만난 자리에서는 "대한민국 여름 한 철 비가 70∼80%나 오는데 하천이 굴곡이 심해 물이 내려오면 30분 만에 물이 차 홍수가 나고 겨울에는 바닥을 드러낸다"면서 4대강 정비사업 배경을 밝히고, "낙동강·영산강·금강 등 모두가 갈수기 때 물이 없어지고 썩은 냄새가 나 강을 한번 정비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외국을 많이 다녀보니까 강을 잘 활용하고 있었다"면서 "젊을 때 강을 정비해야겠다는 마음을 가졌는데 대통령이 돼서 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 "잉락 총리가 대한민국에 와서 4대강이 정비된 것을 보고 대한민국 하천이 완전히 변했다고 했다"고 소개했다. 특히 "우리는 강물이 어디서 어떻게 흐르는지 한 곳에 앉아서 종합관리를 하는데 그것을 보고 놀라더라"면서 "태국 정부에서도 많은 분들이 왔다가 대한민국 4대강 정비를 하듯이 해보고 싶다고 했다"고 말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은 또 "인도네시아에서는 현재 추진 중인 대규모 투자 프로젝트, 방산, 에너지 분야 협력관계를 재확인했다"면서 "친환경자동차인 그린카 공동개발 양해각서(MOU)도 새롭게 체결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오는 15일부터 시행되는 의약품의 슈퍼 판매에 대해 "의약품 이용은 생명과 관계된 일이어서 원칙적으로 의료 전문가의 관리와 지도가 필요하지만 제한된 범위에서 국민 불편을 더는 것도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관련 당사자들의 이해관계 때문에 지난 수십년간 진전이 전혀 없었다"면서 "우리 보건의료 분야에 큰 획을 긋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이 대통령은 "오는 2015년까지 전국에 중증외상센터 17개소를 설치해 응급환자가 한 시간 이내에 치료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 "앞으로 5년간 1조원의 재원을 투자하는 `응급의료기본계획'을 적극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내년부터는 모두 1조5천억원의 보험혜택이 늘어 역대 가장 큰 규모지만 보험료 인상률은 1.6%로 최소화 했다"면서 "지난 5년간 건강보험 재정을 튼튼히 관리한 덕에 약 4조원 가량 적립금도 남겨 국민 건강을 위해 다음 정부에서 활용할 귀중한 재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