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이형석 기자] 온라인 뱅킹 확산에도 공격적으로 영업점을 늘리던 국내은행들이 경기 둔화로 이익이 대폭 줄어든데다 내년 경기 전망도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자 영업점 신설을 줄이는 한편 수익이 나지 않는 지점을 통폐합하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2년간 점포 수를 공격적으로 늘려온 우리은행이 내년 초에 적자를 보거나 수익성이 좋지 않은 지점 20곳 가량을 통폐합할 예정이다.
연말 기준으로 2010년 905곳이었던 우리은행 영업점은 지난해 942곳으로 늘었고 현재는 993곳으로, 2년 만에 약 100곳을 늘린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일이다.
다른 은행도 사정은 마찬가지여서, 올해 30개 점포를 새로 열고 9개 점포를 닫았던 국민은행은 현재 통폐합할 지점을 가리기 위한 현장조사를 진행 중이며, 조사 결과에 따라 내년 1월 수익성이 나쁜 지점들을 폐쇄하거나 인근 점포와 통합할 예정이다.
하나은행은 올해 4개 영업점을 연 반면 6개를 닫아 이미 지점 통폐합에 나섰고, 내년에도 역시 신규와 통폐합 영업점 숫자를 비슷한 수준으로 맞출 계획이다.
올해 10개 점포를 열고 9개 점포를 닫은 외환은행도 외환부문의 강점을 살릴 수 있는 공단이나 기업체 밀집지역으로 점포를 이동하는 등 영업점 배치의 효율화를 추구할 방침이다.
2008년 지점 100여곳을 통폐합한 신한은행은 점포 통폐합 대신 각종 건립 사업에 대한 재검토에 들어갔다.
신한은행은 2015년까지 3180억원을 들여 충북 진천에 연수원을 건립할 계획이었지만 수익성 악화로 사업 기간을 조정할 가능성이 크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7574개였던 국내은행의 영업점 수는 올해 6월 말 7636개로 62개 늘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내년에는 올해보다 상황이 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영업점 신설은 최소화하고 통폐합하는 점포는 예년보다 늘 것으로 본다"며 "경기가 안좋기 때문에 `수비모드'에 들어갔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