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이형석 기자]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중산층의 개인회생 신청이 급증하는 등 중산층의 삶이 갈수록 팍팍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의 든든한 허리 역할을 하는 중산층 위축은 내수 악화로 경기를 더 나쁘게 하는 악순환의 시발점이 된다는 점에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11일 사법당국에 따르면, 경기불황에다 집값 하락, 사업실패 등으로 자녀 학자금이나 아파트 대출금 등을 갚지 못해 법원에 개인회생을 신청하는 경우가 크게 늘고 있다.
개인회생 제도는 가구 소득 가운데 생계비와 세금 등을 제외한 금액을 최장 5년간 모두 빚 갚는 데 사용하면 남는 빚을 면제해주는 제도로, 주로 일정 소득이나 보유 자산이 있는 중산층을 대상으로 한다.
서울중앙지법이 접수한 개인회생 신청 건수는 2007년 5210건, 2008년 5764건에서 2009년 8661건, 2010년 8907건으로 뒨 후 2011년 1만3806건으로 1만건을 돌파했고 올해는 지난달까지 무려 1만8812건으로 급등, 5년전의 약 4배 수준이 됐다.
서울중앙지법의 외부회생위원으로 활동 중인 정진영 변호사는 "무리해서 집을 샀다가 이자 부담을 못 견뎌 구매가격보다 훨씬 낮은 가격에 집을 되파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다"고 말했다.
LG경제연구원 이근태 연구위원은 "전반적으로 중산층의 자산 가격이 하락하고 소득은 줄어든 가운데 자녀 교육비 등이 크게 오르고 경제 불확실성으로 노후 대비에 대한 압박이 커져 중산층이 헉헉거리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