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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앞두고 여야 가리지 않는 말실수...김대호, 이낙연 후보에 이어 이해찬 대표까지

4.15 국회의원 총선거를 9일 앞둔 6일 하루는 미래통합당 김대호 후보의 말실수에 이어서 종로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코로나19국난극복대책위원장, 그리고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까지 말실수가 주목받은 하루였다.

이날 정치권에서 가장 크게 논란이 됐던 것은 통합당 서울 관악갑 김대호 후보가 이날 오전 미래통합당 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30 중반, 40대는 논리가 아니다. 거대한 무지와 착각"이라고 발언해 '세대 비하' 논란을 일으킨 것.

김 후보는 "사려깊지 못한 발언이었다"라고 서둘러 사과했지만 당 지도부는 이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여 선대위 차원에서 '엄중경고' 조치를 했다.

이 위원장도 이날 오전 서울 강서구 티브로드방송 제작센터에서 종로구 선거방송토론위원회가 주최한 초청 토론회 리허설 과정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사랑하는 종로 구민 여러분, 우한 코로나로 얼마나 큰 고통과 불편을 겪는지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미래통합당은 코로나19 사태에서 정부의 초기 대응 실패를 주장하며 '우한 코로나' 용어 사용을 고수해왔다. 반면 정부·여당은 그간 '우한 코로나' 표현이 특정 지역에 대한 혐오를 조장할 수 있다는 이유로 사용하지 않았는데 이 위원장의 발언에 이 용어가 등장한 것이다.

일부 언론이 해당 발언을 기사화하자 캠프 측은 기자단 대상 카카오톡 공지방에 "사실이 아니다"라며 정정을 요청하는 글을 올렸다. 이후 별도의 설명 없이 이 글을 삭제했고 일부 기자가 "캠프의 입장 변화가 있는 것이냐"고 묻자 이 글도 삭제했다.

이 대표는 이날 부산에서 열린 민주당 선대위 회의에서 경부선 철도 지하화 등 지역 숙원사업에 대한 의지를 강조하는 도중 "부산에 올 때마다 왜 이렇게 부산은 교통 체증이 많을까, 도시가 왜 이렇게 초라할까 하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말해 실언 논란을 일으켰다. 자칫 지역폄하로 읽힐 소지도 있어 여당 대표로서 신중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여야의 잇따른 실언 논란은 정치권에 대한 불신을 키운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의당 강민진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여야 거대정당이 지지층을 결집하려 지역 폄하와 세대 폄하 발언까지 일삼는 모습"이라며 "정치권의 망언과 실언은 국민들의 정치 혐오와 환멸을 키워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행태로 반드시 근절돼야 한다"고 밝혔다.

잇따른 말실수로 각 당 선거대책 위원회는 단순한 말실수가 나비효과를 일으켜 선거 판세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전전 긍긍하는 분위기다.

이 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열흘 동안이 마지막 고비"라며 "예상치 않은 일이 많이 발생할 수 있다"며 말 실수를 비롯한 각종 돌발 변수에 대한 주의를 당부하기도 했다.

제21대 총선 투표용지 인쇄 (수원=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6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의 한 인쇄소에서 직원이 인쇄된 제21대 국회의원선거 투표용지를 옮기고 있다. 2020.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