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김동렬 기자] LG화학은 26일 최근 잇따른 국내외 사고를 두고 강력한 안전,환경 대책을 내놓았다.
앞서 지난 20일 충남 서산 대산공단 내 LG화학 촉매센터 촉매포장실에서는 전날 오후 2시 19분께 폭발음과 함께 불이 났다.
지난 7일에는 인도 남부 안드라프라데시주 비사카파트남 소재 LG폴리머스인디아 공장에서 화학물질인 스티렌 가스가 누출하는 사고가 발생해 주민 12명이 사망하고, 수백여명이 건강 이상 증상으로 치료받았다.
이같은 잇따른 악재에 당혹한 LG화학이 고강도의 안전대책을 내놓은 것이다.
LG화학 신학철 부회장은 "철저한 반성을 통해 모든 것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근본적인 대책을 강구한다"고 강조했다.
우선 LG화학은 국내 17개, 해외 23개 등 총 40개 사업장을 대상으로 6월 말까지 고위험 공정과 설비에 대해 긴급 진단에 나선다.
개선해야 할 사항에 대해 즉각 조치를 취하고, 단기간에 문제 해결이 어려운 공정·설비는 해결될 때까지 가동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또한 사내에 환경 안전·공정 기술 전문가와 외부 전문기관으로 구성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정밀 진단을 실시한다. 현재 외부 기관을 선정하고 있다.
회사 측은 "이번 긴급·정밀 진단은 발생 가능한 모든 사고 리스크를 도출해서 이중, 삼중 안전장치를 갖추는 데 중점을 둔다"고 설명했다.
LG화학은 최고경영자(CEO) 중심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환경·안전 기준을 재정립하겠다고 밝혔다. 전 세계 사업장에서 현지 법규를 준수하는 차원을 넘어 글로벌 기준으로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매월 2회 CEO 주관으로 각 사업본부장, 최고재무책임자(CFO), 최고인사책임자(CHO), 환경안전담당 등이 참석하는 '특별경영회의'를 개최한다.
이 회의에서 긴급·정밀점검 진행 사항을 점검하고, 투자 검토에서부터 설치·운전에 이르기까지 전반적인 과정을 혁신한다는 계획이다. 환경·안전 예산과 인사·평가 체계에 대한 근본적 개선 방안 등도 실행한다.
LG화학은 설계 단계부터 안전성이 완벽하게 확보되지 않은 투자는 규모와 상관없이 원천 차단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을 국내에서는 올해 말까지, 해외에서는 내년 상반기까지 구축하기로 했다.
LG화학은 현재 환경·안전 분야 투자를 연간 약 2천억원 수준으로 집행하고 있는 가운데, 올해는 전문 인력 확보와 조직 재정비에 집중해 모든 사업 활동에 환경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경영방침을 확실하게 실천하겠다고 강조했다.
신학철 부회장은 "환경·안전이 담보되지 않는 사업은 절대 추진하지 않으며 현재 운영하는 사업도 환경·안전 확보가 어렵다고 판단되면 철수까지도 고려하겠다"며 "이해관계자들의 신뢰를 한층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