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홍콩의 '제로 코로나' 정책이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한계에 직면하고 있다.
22일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중국의 신규 코로나 확진자수는 8024명이며, 누적 확진자수는 84만6296명이다.
특히 최근 한주간 신규 확진자수는 8만4389명으로, 이는 지난 2년여간 누적 확진자의 10%에 가까운 규모다. 무관용 봉쇄를 통해 확진자 발생을 허용하지 않는 '제로 코로나' 정책에도 오미크론 변이가 점차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일본 NHK는 이달 들어 중국에서 코로나19가 각지에서 확산되고 있으며, 최대 도시인 상하이에서는 일본인이 사는 주택지 등이 잇달아 봉쇄되고 테마파크 디즈니랜드도 이날부터 휴장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상하이는 장기 체류하는 일본인이 중국에서 가장 많은 도시다. 상하이에서는 무증상인 사람을 중심으로 시중 감염이 확인되는 경우가 잇따르자 대규모 PCR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또한 이달 들어 가장 많은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는 동북부 지린성(길림성)에서는 외출이 엄격히 제한되고 있다. 이에 따라 도요타 자동차 공장의 조업이 지난 14일부터 정지된 상태다.
IT기업이 모여있는 남부 광둥성의 선전시(심천)에서는 시민 전원을 대상으로 무려 세차례의 PCR(유전자증폭) 검사가 진행되기도 했다.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에 맞춰 엄격한 제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 홍콩에서도 오미크론이 확산돼, 재계는 물론 시민사회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홍콩 인구의 절반 가까이가 이미 코로나19에 감염됐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이날 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홍콩의 신규 확진자수는 1만4068명, 누적 확진자수는 106만1758명이다. 홍콩의 인구수가 760만명인 점을 감안하면 7명 중 1명은 코로나19에 감염됐다고 볼 수 있다.
또 신규 코로나 사망자수는 223명, 누적 사망자수는 6119명이다. 인구 100만명당으로는 805명이 사망한 것이며, 치명률은 0.57% 수준으로 한국(0.13%)의 4배가 넘는다.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은 21일 기자회견에서 오미크론이 확산되기 시작한 5차 대유행의 초기 대응에 실패하고 감염 확산방지 대책 시기를 놓친 것을 인정했다.
또한 지난달 22일 발표했던 전 주민 대상 의무 PCR 검사를 실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앞서 홍콩 행정부는 이달 중 3회의 PCR 검사를 실시해 며칠간 실질적인 활동을 제한하는 것을 검토 중이었다.
홍콩 정부는 오미크론 확산의 정점을 지나고 있다며 규제 완화 방침도 내놨다. 내달부터는 지금까지 금지했던 미국, 영국 등 9개국 항공기 탑승을 재개하고, 홍콩 도착 후 강제 격리기간을 14일에서 7일로 단축한다.
또 내달 하순 이후에는 야간 외식과 영화관, 스포츠 체육관 등의 영업도 단계적으로 인정할 계획이다. 다만 5인 이상 집회 금지 등 엄격한 조치는 계속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