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22일 한미정상회담을 위해 방한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일정은 경제와 안보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전망된다.
21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리는 한미정상회담 외에도 경기도 평택 소재 주한미군기지 '캠프 험프리스'와 인근에 위치한 평택 삼성 반도체 공장을 방문하는 일정이 유력시되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반도체를 비롯한 첨단산업 공급망을 동맹국 중심으로 재편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으며 한국은 주요 파트너다.
2017년 7월 방한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경우 헬기를 타고 지나가며 평택 삼성 반도체 공장을 보고 방대한 규모에 놀랐다고 언급한 적이 있다.
바이든 대통령의 비무장지대(DMZ) 방문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대통령 일정의 특성상 마지막 순간에 최종 결정이 이뤄질 것으로 보이지만, DMZ는 가능한 방문지 중 하나로 한미 간 검토 선상에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지난 12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방한 때 DMZ를 방문하느냐는 질문에 DMZ는 한국을 찾을 때 많이 방문하는 곳이라면서도 "순방 일정에 대한 세부 사항을 마무리하는 중"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도 17일 통화에서 "아직 미국 측과 세부 일정은 협의 중이기는 하지만, 과거 미국 대통령은 대개 DMZ를 다녀가곤 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DMZ를 방문할 경우 윤 대통령의 동행 여부가 주목된다. 그간 방한한 미국 대통령은 주로 한국 대통령의 동행 없이 DMZ를 방문했다.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이 1983년 처음으로 DMZ를 방문했고 1993년 빌 클린턴 대통령, 2002년 조지 W. 부시 대통령, 2012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DMZ를 찾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방한 당시 방문을 위해 헬기를 타고 출발했다가 짙은 안개 때문에 기수를 돌린 바 있지만, 2019년 6월 DMZ에 있는 판문점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회동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2001년 8월 미 의회 상원 외교위원장, 2013년 12월 오바마 행정부 부통령 신분으로 방한했을 때 DMZ를 둘러본 바 있다.
바이든 대통령의 경호 문제 등이 향후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최근까지 무력도발을 감행했고, 7차 핵실험을 하려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정상회담 당일 양국정상 만찬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4대 그룹 총수도 함께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이 경우 바이든 대통령과 동행한 미국 기업인 일부도 함께 한다.
바이든 대통령과 문재인 전 대통령이 만나는 일정도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취재진과 만나 '문 전 대통령이 대북 특사로 거론되고 있다'는 질문에 "아직 들어본 바가 없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정상회담 관련 세부 사항이나 장소, 의제 등이 아직 마무리가 안 됐다. 현재 조율 중"이라며 "(미국 측과) 마지막 협의를 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정상회담 이후 한국 대학을 찾아 강연할 것이라는 보도도 있었지만, 현재까지 확정된 일정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