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8일 차기 대법원장 후보자로 조희대 전 대법관(66·사법연수원 13기)을 지명했다.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조희대 지명자는 27년 동안 전국 각지 법원에서 판사로 재직하다가 2014년부터 2020년까지 대법관으로 봉직했다"며 "법관으로서 국민의 재판을 받을 권리를 보장하는데 평생을 헌신했고 대법관으로서도 원칙론자로 정평이 날 정도로 법과 원칙이 바로 선, 합리적이고 공정한 판단력을 보여왔다"고 말했다.
이어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의 권리 보호에도 앞장서 왔다"며 "대법관 퇴임 후에는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석좌교수로서 연구와 후학 양성에만 신경 써왔다"고 덧붙였다.
김 실장은 "이런 점에서 원칙과 정의, 상식에 기반해 사법부를 끌어 나감으로써 사법 신뢰를 신속히 회복할 수 있는 적임자라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조희대 후보자가 나이 때문에 6년 임기를 못 채울 것으로 예상되는 데도 지명한 이유는 무엇이냐'는 물음에 "이번에는 후임자를 고르는 데 있어 (임명동의안) 국회를 통과하는 부분과 대법원장 공백 사태가 오래되면 안 되는 부분에 신경을 많이 썼다"며 "(조 지명자가) 국회에서 야당에서도 문제없이 될 수 있겠다고 판단했다"고 답했다.
이어 "(조 지명자가) 한 4년 정도 하는 걸로 돼 있는데 과거에도 (임기를) 다 안 채운 분들이 3번 정도 있었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1957년생인 조 후보자는 대법원장 정년(70세) 규정상 임기 6년을 다 채울 수 없는 상황이다.
이 관계자는 대법원장 후보자 발표가 예상보다 일찍 이뤄진 데 대해서는 "대법원장 공백 기간이 오래될수록 결국 국민이 피해를 본다"며 "국회 본회의도 매일 있는 것이 아니고 12월 초까지 있고 하니 좀 서둘러서 했다"고 답했다.
정기국회 마지막 날인 내달 9일 전까지 국회 인준을 거쳐야 하는 점을 고려했다는 설명이다.
인사 검증 과정에 대해서는 "이분을 보면, 또 세평을 들어보면 알겠지만, 대법관을 하고 나서도 고소득이 가능한 변호사를 안 하고 대학원에서 후학 양성을 했다. 또 인품이라든지 그런 것으로 봐서 충분히 통과할 수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조희대 후보자 지명은 이균용 전 후보자 임명동의안이 국회에서 야당 주도로 부결된 지 33일 만에 이뤄졌다.
대법원장은 대통령이 지명하면 국회 인사청문회와 본회의 표결 절차를 거쳐 최종 임명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