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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쉬었다'는 청년 57%, 경력개발 준비 중인 이직자

일자리를 구하지 않고 쉬고 있는 청년 중 상당수는 구직 의욕을 갖고 경력 개발을 위해 이직을 준비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획재정부가 15일 발표한 '쉬었음 청년 실태조사 주요 결과'에 따르면 직장경험이 있고 구직 의욕도 높은 이직-적극형이 57%로 과반을 차지했다. 직장경험은 있지만 구직 의욕이 낮은 이직-소극형(21%)은 두 번째로 많았다.

직장경험이 없고 구직의욕도 낮은 취준-소극형은 14%, 직장 경험은 없지만 구직 의욕이 높은 취준-적극형은 8%를 차지했다.

'쉬었음'은 취업자·실업자가 아닌 비경제활동인구 중 중대한 질병이나 장애는 없지만 쉬고 있는 이들을 의미한다.

이번 조사는 청소년정책연구원이 올해 7월부터 10월까지 '쉬었음' 청년 45명을 상대로 심층 면접을 진행한 결과다. 심층 면접 대상자는 18∼29세 청년 2천826명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를 토대로 선정됐다.

조사 결과 '쉬었음' 청년은 직장경험 여부(취업준비/이직형), 적극적인 구직 의지가 있는지(소극/적극형) 등에 따라 5가지 유형으로 나뉘었다.

심층 면접 대상은 아니었지만 질병·장애, 가족 돌봄 등으로 일자리를 갖지 못하는 취약형도 쉬었음 청년 유형 중 하나로 포함됐다.

청년 실업률이 높았던 과거에는 취업에 거듭 실패해 구직 활동을 중단하는 '쉬었음' 청년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이직 과정의 '쉬었음'이 많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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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제공]

실제로 정부 분석에 따르면 지난 8월 '쉬었음' 청년 중 74.6%는 직장 경험이 있고 66.4%는 구체적인 구직 계획도 있었다.

'쉬었음' 청년은 다른 연령대에 비해 '원하는 일자리를 찾기 어려워서'(32.5%), '다음 일 준비를 위해'(23.9%) 쉰 비중이 높았다.

성별로는 남성(23만5천명)이 여성(17만9천명)보다 더 많았고 올해 1∼9월에는 여성 중심으로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연령은 20대 후반이 20만2천명으로 가장 많았고 20대 초반(18만1천명), 10대 후반(3만1천명) 등 순이었다. 올해에는 20대 초반을 중심으로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고 기재부는 설명했다.

학력은 고졸 이하(25만6천명)가 대졸 이상(9만7천명)보다 많았지만 올해 1∼9월에는 대졸 이상이 2만8천명 늘며 가장 많이 증가했다.

정부는 경력 개발을 위한 긍정적 '쉬었음'보다는 직장 내 갈등에 따른 퇴사자나 퇴사 이후 마땅한 대안을 찾지 못하는 '쉬었음' 청년을 상대로 정책 지원을 할 계획이다.

허수진 기재부 청년정책과장은 "쉬었음 기간이 길어지면 고용가능성이나 고용의 질이 떨어질 수 있고 잠재성장률도 저하될 수 있다"며 "모든 쉬었음이 부정적인 것은 아니기 때문에 특성에 맞는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