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2차 정상회의에 참석, 참가국 정상들과 핵심광물 공급을 비롯한 역내 공급망 회복 방안들에 합의했다.
IPEF는 역내 공급망 재편을 비롯한 새로운 경제·통상 의제에 공동 대응하기 위한 미국 주도의 협의체다. 윤 대통령은 취임 직후인 지난해 5월 23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IPEF 출범 정상회의에 화상으로 참석한 바 있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마련된 이번 회의에는 한미일 정상을 비롯한 14개국 정상급 인사가 자리했다.
▲'핵심광물 대화체' 내년초 발족…'IPEF 네트워크'도 승인
대통령실에 따르면 IPEF 정상회의에서는 'IPEF 핵심광물 대화체' 출범과 'IPEF 네트워크' 추진 합의가 이뤄졌다.
미국이 주도하는 핵심광물 대화체는 리튬, 니켈, 코발트처럼 각종 첨단산업 제품에 들어가는,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한 광물의 안정적 수급을 위한 특별 협의체로, 내년 초 발족한다.
역내 핵심광물 지도화, 채굴·정제설비 교역 원활화, 핵심광물 재활용 등 공급망 주요 이슈가 이 채널을 통해 논의된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IPEF의 이 같은 행보는 중국의 전략핵심 광물 공급망 무기화에 대비하고 중국산 핵심광물 의존도를 줄이려는 인도·태평양 지역 국가들의 전략적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김태효 안보실 1차장은 이날 현지 프레스룸 브리핑에서 "우리나라는 이번에 출범한 '핵심 광물 대화체'에 적극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IPEF 네트워크는 IPEF 내 인적 교류 활성화를 위해 우리나라가 제안해 받아들여진 이니셔티브다.
기업인, 중소기업, 시민사회, 학계 등 4개 분야 중심으로 인도·태평양 지역 인력풀을 짜고, 교류 행사를 기획해 추진할 예정이다.
아울러 IPEF 정상회의는 격년, 장관급 회의는 매년 열기로 정례화했다.
▲ 에너지안보·기술협력 확대…대통령실 "청정경제펀드에 800만불"
윤 대통령을 비롯한 각국 정상은 지난 5월 공급망 협정에 이어 지난 13∼14일 IPEF 외교장관회의에서 청정경제 협정과 공정경제 협정까지 타결된 데 대해 높이 평가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이들 정상은 에너지 안보와 기술 관련 협력을 확대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우선 공급망 협정이 계획대로 내년에 발효되면, 14개국 정부 간 고위급 협의체인 '위기 대응 네트워크'가 가동된다.
이 네트워크를 통해 위기 품목의 대체 공급처와 조달 방법 등을 단시간에 효율적으로 모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최상목 경제수석은 현지 브리핑에서 "핵심광물이나 수입 원자재 공급망 교란 요인이 발생하거나 특정국에 갑작스러운 수출통제 조치가 도입돼도 즉각 대응이 가능하고 공급망 취약 요소도 선제적으로 해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청정경제 협정 타결에 따라 IPEF 참여국들은 청정에너지 저장, 재생에너지, 탄소 제거 등 2030년까지 1천550억 달러 이상의 공공 자금을 투입한다.
친환경 항만, 스마트 전력망 등 개발도상국 인프라 개발을 위한 5천만 달러 규모의 '청정경제촉진펀드'도 조성된다.
이를 위해 우리나라는 800만 달러를 공여할 계획이다.
최 수석은 "이 지역의 탄소 배출량과 청정 격차가 크게 완화되고, 개도국의 청정인프라 사업에 대한 우리 기업 참여 기회도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수석은 공정경제 협정과 관련해서는 "공정경제 협정이 발효되면 성장 가능성이 큰 개도국의 시장 진출, 인프라, 정부조달 시장에서 우리 기업의 참여 기회가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공급망, 청정경제, 공정경제 필라(분야)를 제외한 무역 필라의 경우 여러 차례 협상 끝에 진전이 있었으나, 아직 이견을 좁히지 못한 부분을 놓고 다음 달 다시 협의가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