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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기준금리 인하 시사, 한국은행도 인하 고민 시작될 듯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3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현재 5.25∼5.50%로 동결하면서 추가적인 긴축정책은 없을 것임을 시사했다.

이에 한국은행도 본격적으로 금리 인하 시점을 고민하기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한은 입장에서는 그동안 기준금리를 올리기도, 내리기도 어려운 딜레마 상황이 계속됐다.

경기 회복세가 뚜렷하지 않은 상황에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위험 등 금융시장 불안 요소가 여전해 기준금리를 인상하기 어렵지만, 불어나는 가계부채와 물가 불확실성, 미국과의 금리 차를 고려하면 내리기도 어려운 입장이다.

미국의 금리 인상 사이클이 종료된다면 한은 입장에서 인상 압박 요인을 하나 덜 수 있지만, 한은이 당장 금리를 내릴 가능성은 크지 않다.

앞으로 가계대출 증가 폭이 더 커지고 유가·누적된 비용 인상 압력 등으로 물가가 급등할 경우 추가 인상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한국은행
[연합뉴스 제공]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달 금통위 통화정책 방향 회의 직후 기자 간담회에서 "저(이창용 총재)를 뺀 6명의 금통위원 가운데 4명이 3.75%로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자는 의견"이라며 금통위원 과반이 0.25%p 인상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

금통위는 통화정책 방향 회의 의결문에서도 "물가가 당초 전망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물가 상승률이 목표 수준(2%)으로 수렴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 때까지 통화 긴축 기조를 충분히 장기간 지속할 것"이라며 "인플레이션 둔화 흐름, 금융안정 리스크(위험), 성장 하방 위험, 가계부채 증가 추이, 주요국 통화정책 운용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추가 인상 필요성을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한은이 미국의 금리 인하를 확인한 뒤, 내년 2분기쯤 기준금리를 낮출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안예하 키움증권 선임연구원은 "미국은 내년 2분기부터 정책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며 "한국의 경우 상반기 급격한 경기 둔화가 없을 수 있어 7월쯤 인하에 나설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정중호 하나금융경영연구소장도 "소비지출 여력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겠지만 미국은 5∼6월쯤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예상한다"며 "한국은 환율 등 변수가 없다면 연준이 금리를 인하한 뒤인 7월쯤 인하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