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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차례상 비용, 또 오른 이유는

올해 설 차례상 비용이 또다시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격조사기관인 한국물가정보는 설을 3주 앞두고 전통시장과 대형마트의 차례상 비용을 조사한 결과, 올해 4인 가족 기준 차례상 비용이 전통시장이 약 28만1000원, 대형마트는 약 38만원이 드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25일 밝혔다.

최근 몇 년간 꾸준히 물가가 상승한 탓에 올해 역시 설 차례상 물가는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며 ‘고물가 시대’가 이어지고 있음을 확인시켜 줬다.

특히 품목별로 살펴보면, 지난해 물가상승을 방어했던 효자 품목들에서 반전이 있었다. 차례상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과일류와 견과류, 그리고 채소류는 지난해 가격이 내렸었으나 올해는 20% 넘게 오르며 가격 상승의 주범으로 떠올랐다.

설 차례상 비용
▲ 설 차례상 비용 중 과일류, 견과류, 나물류, 채소류 물가정보. [자료=한국물가정보]

한국물가정보 이동훈 팀장은 "보통 그해의 작황에 따라 품목별로 가격이 오르내리기 마련인데, 올해는 일부 공산품을 제외하고는 이례적으로 품목 전체가 오른 양상"이라고 했다.

과일류는 재작년부터 2년간 재배면적이 늘고 생육 환경이 좋아 저렴하게 형성된 가격이 이어졌는데, 올해는 품종별 주요 생산 시기에 잦은 강우와 각종 병해충, 냉해 등으로 생산량이 감소하며 가격이 큰 폭으로 올랐다.

특히 수박은 지난해 여름부터 긴 장마와 폭염으로 작황이 좋지 않아 생산량이 감소한 데다, 최근에는 강추위와 이상기후로 하우스 관리 비용마저 증가해 가격이 높게 형성됐다.

이러한 시장 분위기에 사과, 배와 같이 명절 필수 과일 가격이 내릴 기미를 보이지 않자 다른 과일로 수요가 몰리게 됐다. 특히 명절 과일 세트에서 한자리를 차지하는 샤인머스캣이나 만감류의 수요가 많아지는 등, 차례상 과일뿐 아니라 과일류 전체의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견과류 또한 지난해와 정반대 양상을 보였다. 작년에 작황이 좋아 출하량이 크게 늘어 가격이 내렸지만, 올해 작황 부진이 생산량 감소로 이어져 전 품목 가격이 올랐다.

나물류는 큰 변화가 없었으나, 채소류는 최근 들이닥친 강력한 한파로 가격이 높게 형성되어 있다.

특히 김장철 이후 수요가 감소하고 안정적인 기후에 공급량이 늘어, 비교적 저렴한 가격대를 유지하던 대파와 배추는 최근 강추위와 더불어 우박 등 기상이변으로 공급량이 줄어 가격이 급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