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원자력연구원이 원전에서 중성자에 노출된 방사화 소재의 안전성을 직접 검증할 수 있는 시설을 국내 최초로 구축했다.
연구원은 지난 27일 원전 내부와 같은 고온·고압 환경을 만들어내 원전 내부 부품의 열화 현상을 평가할 수 있는 ‘조사재료 열화평가 실증시험시설’을 준공했다고 28일 밝혔다.
원자력 발전에 사용되는 핵연료는 매우 긴 시간 동안 뜨거운 열을 내뿜기에 이를 낮추기 위해 냉각재가 필요하며, 발전소 내부에서 이 냉각재는 대부분 고온과 고압의 상태로 존재한다.
특히 원자로 계통의 부품들이 지속적으로 고온·고압의 냉각재에 노출되는데, 방사능을 머금고 있는 냉각재로 인해 핵연료와 근접한 부품의 경우 화학적·물리적으로 구조가 망가지는 열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부품에 균열을 발생시키거나 부식을 가속화하는 ‘조사유기응력부식균열(IASCC)’이 전 세계적으로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연구가 진행 중이다.
이에 원자력연 재료안전기술연구부는 부식의 속도와 과정을 연구할 수 있도록 원전 내부와 동일한 360℃와 200기압 이상의 환경을 만들 수 있는 시설을 구축했다.
해당 시설 내부에는 중성자 조사재료의 내부 특성을 평가할 수 있는 IASCC 실증장비를 개발해 도입했으며, 시운전을 통한 장비 운용 기술도 확보한 상태다.
원자력연은 이번 시설을 통해 국내에서도 원전과 같은 환경에서 직접 여러 실험을 진행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게 됐다고 전했다.
특히 원전에서 장기간 사용된 부품 소재에 대한 균열 가능성 등을 연구해 재료의 예상 수명과 교체 주기 등을 더 정밀하게 예측하고 안전성을 향상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한국원자력연구원 김동진 재료안전기술연구부장은 "향후 시설 내에 정밀 가공설비, 3차원 디지털 현미경 등의 실험 장비를 추가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실증시험시설은 가동 원전의 안전성 향상뿐만 아니라 향후 소형모듈원자로(SMR) 등 차세대 원자로 부품 소재 기술 개발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