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에서 압승을 거두며 22대 국회에서도 거야(巨野) 진용을 갖추게 된 더불어민주당이 새 원내대표 경선을 한 달 정도 앞두고 분위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여소야대 정국에서 과반을 점한 제1야당 원내대표가 사실상 국회의 운영을 좌지우지할 영향력을 지녔다는 점에서 누가 차기 원내대표가 될지 더욱 관심이 쏠린다.
민주당 당헌에는 원내대표를 매년 5월 의원총회에서 선출하도록 규정돼 있어 이번 원내대표 경선은 다음 달 둘째 주(7∼10일)에 치러질 가능성이 크다는 게 16일 민주당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원내대표는 통상 3·4선이 맡는 것이 관례로, 총선 압승 결과 3·4선 고지에 오른 당선인만 44명이다.
이들 중에는 일찌감치 당선인들과 두루 접촉하며 원내대표직에 대한 의지를 밝히는 이들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공천 과정을 거치며 친명(친이재명)계가 당을 장악한 만큼 유력 후보군에는 우선 친명계가 주로 거론된다.
4선 중에서는 김민석·서영교 의원 등이 있다.
홍익표 원내대표 선출 당시 경쟁했던 김 의원은 이번 총선에서 상황실장을 맡아 당의 대승에 기여한 덕분에 호평이 나온다.
서 의원은 최고위원으로 2년간 이재명 대표와 호흡을 맞췄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3선 중에서는 강성 친명계로 분류되는 김병기·박찬대 의원이 우선 거명된다.
김 의원은 당 수석사무부총장으로 전반적인 공천 실무 작업을 맡았고, 박 의원은 최고위원으로서 이 대표의 신망이 두텁다.
여기에 원조 친명 그룹인 '7인회' 출신 김영진 의원과 신명(신이재명)계로 불리는 김성환 의원도 물망에 오른다.
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윤석열 정권을 상대로 선명하게 싸우라는 민심이 확인된 만큼 친명계 후보들이 유리한 고지를 점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민주당이 추진하는 민생 입법을 관철하고 여야 간 협치를 이루기 위해서는 계파 색깔이 너무 짙지 않은 원내대표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재선에 성공한 한 의원은 통화에서 "원내 협상에서의 지나친 강경 기조가 정쟁으로 비친다면 총선 승리에도 불구하고 국민에게 외면받을 것"이라며 "대화가 되는 원내대표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4선 중에서는 남인순, 박범계, 한정애 의원이 비교적 계파색이 옅은 후보군으로 분류된다.
남 의원은 국회 상임위원장을, 박·한 의원은 각각 문재인 정부에서 법무부 장관과 환경부 장관을 지낸 이력이 있다.
3선 중에는 강훈식·박주민·송기헌·조승래·진성준·한병도 의원 등의 이름이 나온다.
강 의원은 지난 대선 당시 선대위 전략기획본부장으로 활약했고, 박·송·진·한 의원은 원내수석부대표를 지내 여야 협상에 밝은 편이다.
조 의원은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간사를 지내며 현 정부 방송·통신 정책 비판의 일선에 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