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만 59세인 국민연금 의무가입 상한 연령을 64세로 높여 수급 개시 연령(65세)과 맞춰야 한다고 한국 정부에 권고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조언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산하 공론화위원회가 의무가입 상한 연령을 만 64세로 상향하고, 수급 개시 연령은 65세를 유지하는 단일 안을 선정, 시민대표단 공개 토론에 부쳐 결론을 도출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17일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국민연금 가입 기간은 만 18세 이상부터 59세(60세 미만)까지로, 다른 나라와 비교해 가입 시작 나이는 거의 차이가 없지만, 종료 연령은 상당히 낮다.
가입 상한 연령 59세는 1988년 국민연금제도를 시행하면서 정한 기준이다. 퇴직 후 연금을 받기 시작하는 나이가 현행 법정 정년과 같이 60세였던 2012년까지만 해도 보험료 납부 상한 연령과 수급 개시 연령 간에 괴리는 없었다.
하지만 수급 개시 연령이 1998년 1차 연금개혁 때 재정안정 차원에서 2013년 61세로 높아졌고, 이후 5년마다 한 살씩 늦춰져서 2033년부터는 65세에 연금을 받도록 바뀌면서 간격이 생겼다.
구체적 수급 개시 연령을 보면 1953∼56년생 61세, 1957∼60년생 62세, 1961∼64년생 63세, 1965∼68년생 64세, 1969년생 이상 65세 등이다.
그렇다 보니 의무가입 종료 후 수급 개시 전까지 가입 공백과 소득 단절이 발생하고 있다.
이런 상황은 의무가입 나이와 연금 수령 나이를 연동해 가입종료와 동시에 은퇴 후 연금을 받도록 해야 하는 공적연금의 기본 원칙에 어긋난다.
대다수 연금 선진국은 연금 수급 연령을 높이면서 이에 맞춰 가입 상한 연령도 높였다. 그래서 연금 수급 개시 직전까지 보험료를 납부한다. 심지어 가입 상한 연령 자체를 따로 정해두지 않은 국가도 여럿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OECD는 우리나라가 국민연금 의무가입 연령을 만 64세로 늘리면 가입자가 받는 돈이 약 13% 정도 늘어나 노후 소득을 강화할 수 있다고 분석한다.
국민연금 의무 가입연령 상향은 현재 9%에 묶여있는 보험료율 인상 문제와 더불어 연금 개혁의 해묵은 과제이다.
전문가들은 기회 있을 때마다 의무가입 나이를 높여 수급 개시 연령과 일치시켜야 한다고 제안했다.
보건사회연구원 이다미 부연구위원은 '국민연금 가입 상한 연령 연장의 적절성 연구' 보고서에서 "가입 상한 연령의 연장이 가능한 경제활동 고령자가 갈수록 증가하는 현실을 반영해 의무 가입연령을 상향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게 타당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