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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李 회동 이어 여야도 '특검 평행선'

여야가 30일 '해병대 채상병 사망사건 외압 의혹 특검법(채상병 특검법)'과 '이태원 참사 특별법' 등 현안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5월 임시국회 의사일정 합의에 또다시 실패했다.

여야는 다음날 추가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지만 결국 합의에 성공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정치권 안팎에서는 채상병 특검법에 대한 야당의 단독 처리 가능성이 커진 것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이날 오후 국민의힘 윤재옥·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는 김 의장 주재로 회동을 가졌지만,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전날 첫 회동에서 채상병 특검과 이태원 참사 특별법 등을 두고 인식 차를 좁히지 못한 데 이어, 이날 열린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도 양측이 평행선만 달린 셈이다.

이날 회동에서 민주당은 21대 국회 임기 내 채상병 특검 등 처리를 위해 내달 2일 본회의 개최를 요구했지만, 국민의힘은 5월 임시국회를 민생 현안으로 한정해야 한다고 맞섰다.

양측이 거리를 좁히지 못하면서 여야는 원내수석부대표 채널을 통해 다음날 협상을 이어가기로 했다.

민주당 내에서는 여야의 합의 여부와 상관없이 김 의장이 직권으로 5월 2일 본회의를 열고 신속하게 특검법 등을 처리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현재 정치권에서는 채상병 특검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더라도 윤 대통령은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대통령 거부권 행사가 정부 이송 후 15일 이내에 가능하다는 점에서, 결국 내달 초 본회의에서 채상병 특검법이 처리되지 않는다면 채상병 특검법은 재의결투표 절차도 없이 21대 국회에서 폐기 수순을 밟을 수도 있는 셈이다.

이 때문에 민주당 내에서는 한시라도 특검법의 본회의 처리를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여야 원내대표
[연합뉴스 제공]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 의원 30여명은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국회의장이 (본회의 개의를) 거부할 경우 국회법 위반 사안이며 국민의 요구를 거부한 의장으로 역사에 남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김용민 의원은 김 의장의 내달 4일 해외 순방 일정을 거론하며 "출국을 저지하는 방법도 불사하겠다는 생각"이라고도 했다.

국민의힘 내에서도 내달 2일 야당의 채상병 특검법 '단독 처리'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김 의장은 (여야) 합의가 되든 안되든 본회의를 열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 같다. 회동에서도 본회의를 열 것처럼 이야기했다"며 "우리로서는 본회의 대비에 들어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만약 김 의장 직권으로 내달 2일 본회의가 열린다면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국회로 돌아온 이태원 특별법의 재표결에만 참여하고 채상병 특검법 등에는 불참한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