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반도체 기업으로 자리 잡은 엔비디아가 데이터센터 중심 사업을 넘어 개인용 컴퓨터(PC) 시장 공략에 본격 나섰다.
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즈(NYT)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새로운 AI PC용 칩 ‘RTX 스파크(RTX Spark)’를 공개하고 델(Dell), HP, 마이크로소프트, 레노버 등 주요 PC 제조사 제품에 탑재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올가을 출시될 해당 제품들은 사용자의 PC 내부에서 직접 AI 모델을 실행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를 통해 파일 검색, 업무 자동화, 문서 정리 등 다양한 AI 기능을 보다 빠르고 안전하게 처리할 수 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 AI 비서 시대 겨냥한 새로운 PC 전략
엔비디아는 이번 AI PC 전략이 단순한 하드웨어 출시를 넘어 차세대 컴퓨팅 환경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최근 생성형 AI를 기반으로 한 ‘에이전트(Agent)’ 기술이 주목받고 있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AI 에이전트는 사용자를 대신해 컴퓨터를 조작하고 업무를 수행하는 차세대 AI 서비스다. 엔비디아는 마이크로소프트 및 주요 PC 제조사들과 협력해 AI 에이전트가 사람처럼 마우스와 키보드를 직접 제어하며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AI 에이전트 확산이 PC 시장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 황 CEO "가정마다 AI 슈퍼컴퓨터 보유하는 시대 올 것"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컴퓨터·전자기기 전시회에서 AI가 미래 가전제품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언젠가는 집마다 AI 슈퍼컴퓨터를 보유하게 될 것이라고 충분히 상상할 수 있다"며 "그 컴퓨터가 모든 AI 비서와 에이전트를 운영하면서 사용자 대신 다양한 업무를 처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AI 기능이 클라우드 서버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 가정과 사무실로 확산될 것이라는 엔비디아의 미래 비전을 보여준다.
▲ 인텔 약화가 엔비디아 PC 진출 기회 제공
엔비디아의 PC 시장 진출은 오랜 기간 윈도우 PC 시장을 지배했던 인텔의 영향력 약화와도 관련이 있다.
과거 인텔은 PC 프로세서 시장의 절대 강자였지만 최근 배터리 효율성과 성능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에 따라 마이크로소프트는 2021년부터 퀄컴(Qualcomm), 엔비디아 등 다양한 기업의 프로세서에서도 윈도우 운영체제가 작동할 수 있도록 지원 범위를 확대했다.
엔비디아 역시 수년간 마이크로소프트와 협력하며 AI PC용 프로세서를 공동 개발해 왔다.
▲ AI 개발자와 크리에이터 시장 집중 공략
새로운 RTX 스파크 기반 PC는 일반 소비자보다 AI 개발자와 게이머, 콘텐츠 제작자들을 주요 고객층으로 삼고 있다.
AI 모델 개발과 실행, 고사양 게임 플레이, 그래픽 및 영상 제작 작업 등에 최적화된 성능을 제공할 예정이다.
엔비디아는 배터리 지속 시간과 구체적인 성능 수치를 올가을 공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애플이 장악한 AI PC 시장에 도전장
현재 AI PC 시장에서 가장 큰 수혜 기업으로는 애플이 꼽힌다.
애플의 맥북 프로(MacBook Pro)는 고성능 AI 개발용 노트북으로 인기를 얻고 있으며, 데스크톱 제품인 맥 미니(Mac Mini) 역시 AI 개발자들의 수요가 급증하면서 공급 부족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특히 AI 에이전트 운영과 소프트웨어 개발, 코드 디버깅 등 다양한 작업에 활용되면서 AI 개발자들의 필수 장비로 자리 잡고 있다.
기술 분석업체 크리에이티브 스트래티지스(Creative Strategies)의 맥스 와인바흐 연구원은 "현재 이 시장은 사실상 애플이 장악하고 있다"며 "엔비디아는 윈도우 기반 AI 노트북 생태계를 구축해 애플의 대안을 만들고자 한다"고 분석했다.
▲ AI PC 시장 확대 효과는 제한적 전망
다만 업계에서는 AI PC 사업이 단기간에 엔비디아 실적을 크게 끌어올리지는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AI 개발용 PC 시장과 고성능 게이밍 PC 시장은 전체 PC 시장에서 여전히 제한적인 규모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AI 개발자와 전문 사용자층을 중심으로 엔비디아 생태계를 확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장기적인 브랜드 가치와 시장 영향력 강화에는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평가된다.
▲ 중국 유니트리와 휴머노이드 로봇 협력
엔비디아는 이날 중국 대표 로봇 기업인 유니트리(Unitree Robotics)와 공동 개발한 신규 휴머노이드 로봇도 공개했다.
해당 로봇은 5개의 손가락을 갖춘 인간형 구조로 키는 약 150cm 이상이다. 엔비디아의 젯슨(Jetson) 칩과 로봇 전용 AI 모델을 기반으로 구동된다.
출시는 오는 10월로 예정돼 있으며 대학과 연구기관의 휴머노이드 연구용 플랫폼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엔비디아의 물리 AI(Physical AI) 부문 부사장 레브 레바레디안은 "매우 뛰어난 성능을 갖춘 휴머노이드 로봇"이라고 평가했다.
▲ 미 의회, 중국 로봇 협력에 우려 제기
그러나 유니트리와의 협력은 미국 정치권에서 논란을 불러올 가능성도 제기된다.
미국 의회는 중국산 로봇 기술이 군사적으로 활용될 가능성에 대해 지속적으로 우려를 표명해 왔다.
실제로 지난해 미 하원 중국특별위원회는 유니트리를 군사 관련 기업으로 지정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국토안보위원회도 유니트리의 국가안보 위험성을 조사하는 청문회를 개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엔비디아는 자사 기술이 로봇 구동을 담당하지만 데이터는 사용자에게만 저장되며 중국으로 전송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 데이터센터 설계 소프트웨어도 공개
엔비디아는 데이터센터 구축을 지원하는 새로운 소프트웨어 플랫폼도 공개했다.
이 시스템은 데이터센터 건설 이전에 냉각 설비와 전력 공급 구조를 가상으로 시뮬레이션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를 통해 개발자들은 실제 건설 전에 최적의 전력 배분과 냉각 시스템 운영 방안을 설계할 수 있다.
▲ AI 데이터센터 전력난 해결책 제시
현재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올해에만 약 1조 달러 규모의 데이터센터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전력 공급 부족과 지역사회 반대 등으로 일부 프로젝트는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다.
엔비디아는 새로운 시뮬레이션 시스템이 이러한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발표는 엔비디아가 단순한 AI 반도체 기업을 넘어 AI 플랫폼 기업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데이터센터용 GPU를 시작으로 개인용 AI PC, 휴머노이드 로봇, 데이터센터 운영 소프트웨어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하면서 AI 생태계 전반을 장악하려는 전략이 본격화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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