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브로드컴발 AI 수익성 우려에 삼성전자·SK하이닉스 급락... 외국인 1.8조 '투매'

정휘 기자
브로드컴발 AI 수익성 우려에 삼성전자·SK하이닉스 급락... 외국인 1.8조 '투매'
©연합뉴스

 

글로벌 반도체 기업 브로드컴의 인공지능(AI) 매출 전망이 시장 기대치를 밑돌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동반 약세를 기록하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1조 8,000억 원이 넘는 매물을 쏟아내며 반도체 업종 전반의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되는 양상이다. AI 산업의 실적 눈높이 조정에 따른 시장 변동성 확대가 국내 증시 대장주들의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국내 증시를 이끄는 반도체 양대 산맥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글로벌 공급망의 실적 우려 여파로 큰 폭의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장 대비 1.39% 하락한 35만 5,500원에 거래되며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반영하고 있다. 시가총액 2위인 SK하이닉스 역시 전장보다 2.58% 밀린 229만 9,000원에 매매가 이루어지며 반도체 섹터 전반의 하락을 주도하는 모습이다.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일제히 하락 마감한 것이 국내 IT 대형주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혔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1.21% 하락했으며,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와 나스닥 종합지수도 각각 0.74%, 0.89% 내리며 장을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가 하락세를 보이면서 국내 반도체 기업들에 대한 외국인들의 차익 실현 욕구를 자극했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반도체 설계 기업 브로드컴이 발표한 실적과 향후 전망치가 시장의 기대 수준에 미치지 못한 점이 결정적인 도화선이 되었다. 브로드컴은 장 마감 후 발표한 회계연도 2분기 실적에서 매출 222억 7,000만 달러(약 34조 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실적 발표 직후 시간외 거래에서 주가가 13% 넘게 급락하며 반도체 산업 전반의 성장성에 대한 의구심을 키웠다.

특히 시장이 주목한 부분은 인공지능(AI) 관련 칩 매출 전망치가 컨센서스를 하회했다는 사실이다. 브로드컴은 3분기 AI 칩 매출이 160억 달러(약 24조 4,4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으나, 이는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163억 6,000만 달러에 미달하는 수치다. AI 열풍을 주도하던 핵심 기업의 전망치가 꺾이자 엔비디아와 협력 관계인 국내 반도체 기업들에 대한 우려로 전이되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은 역대급 매도 공세를 펼치며 지수를 끌어내리고 있다. 외국인은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만 1조 8,509억 원 규모를 순매도하며 시장 이탈 가속도를 높이는 중이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포함된 전기전자 업종에서만 1조 7,624억 원의 매도 우위를 기록하며 특정 섹터에 대한 집중적인 포지션 정리를 단행하고 있다.

반면 개인과 기관 투자자들은 외국인이 쏟아낸 물량을 받아내며 지수 방어에 나서는 형국이다. 개인 투자자는 1조 4,864억 원을, 기관은 3,052억 원을 각각 순매수하며 저가 매수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 전기전자 업종 내에서도 개인과 기관이 각각 1조 4,061억 원과 3,006억 원의 매수 우위를 보이며 외국인과의 치열한 수급 공방을 벌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하락세가 과도하다는 지적과 함께 기술적 조정의 성격이 짙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의 경우 정규장에서 1.39% 상승 마감하며 견조한 흐름을 보였기에 시간외 거래의 충격이 과잉 반응일 수 있다는 시각이다. 다만 글로벌 투자은행 관계자는 "AI 산업에 대한 시장의 기대치가 극도로 높아진 상황에서 작은 전망치 괴리도 투자 심리에는 치명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진단했다.

향후 반도체 주가의 향방은 브로드컴발 충격의 지속성과 외국인 수급의 회복 여부에 달려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외국인의 대규모 순매도가 전기전자 업종에 집중되고 있는 만큼 단기적인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들은 글로벌 AI 수요의 실질적인 데이터 확인과 함께 뉴욕증시 반도체주들의 추가 추이를 면밀히 주시하며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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