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반복된 참사'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강제수사 착수... 7명 사상에 본사 전격 압수수색

윤근일 기자
'반복된 참사'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강제수사 착수... 7명 사상에 본사 전격 압수수색
©연합뉴스

 

고용노동부와 경찰이 근로자 7명의 사상자를 낸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 폭발 사고와 관련해 서울 본사와 대전사업장에 대한 동시 압수수색에 돌입했다. 이번 수사는 반복되는 인명 사고의 원인을 규명하고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를 가리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노동당국은 확보한 자료를 바탕으로 안전관리 체계의 구조적 결함 여부를 엄정히 따질 방침이다.

고용노동부 대전고용노동청과 대전경찰청은 4일 오전 7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 폭발 사고의 책임을 묻기 위해 서울 본사와 대전사업장 등을 대상으로 압수수색을 진행 중이다. 이번 강제수사에는 노동부 근로감독관과 경찰 등 총 55명의 대규모 인력이 투입되어 사고 관련 증거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수사팀은 추진제 세척 작업공정 절차서와 공정 도면, 그리고 기업 내부의 안전보건관리체계 관련 문서를 집중적으로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는 지난 1일 대전 유성구 외삼동에 위치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 내 56동 세척공실에서 발생한 원인 미상의 폭발로 시작되었다. 이 사고로 현장에서 작업 중이던 근로자 5명이 목숨을 잃었으며 2명은 중경상을 입어 병원으로 긴급 이송되었다. 폭발이 발생한 장소는 추진체 세척 작업이 이루어지는 공간으로, 당시 작업 환경이 안전 수칙을 준수했는지 여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은 과거에도 유사한 폭발 사고가 반복적으로 발생하여 안전 불감증에 대한 비판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 2018년에는 폭발 사고로 5명이 사망했으며, 이듬해인 2019년에도 3명의 근로자가 목숨을 잃는 참사가 발생한 바 있다. 이번 사고까지 포함하면 해당 사업장에서만 최근 수년 사이 1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한 셈이어서 기업의 안전 관리 역량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이 제기된다.

노동당국은 이번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자료를 바탕으로 산업안전보건법 및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를 면밀히 검토할 계획이다. 특히 사고가 발생한 추진체 세척 공정에서 필수적인 안전조치가 충분히 이행되었는지, 그리고 경영책임자가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다했는지를 집중적으로 살피고 있다. 대전노동청 관계자는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증거로 폭발 사고가 반복적으로 발생한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는 한편, 법 위반이 확인될 경우 엄정하게 책임을 물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고용노동부는 이번 사고의 중대성을 감안하여 약 20여 명 규모의 수사 전담팀을 별도로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 전담팀은 압수물 분석과 더불어 사고 당시 현장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한 소환 조사도 병행할 것으로 보인다. 경찰과 소방 등 관계기관 역시 합동 감식을 통해 폭발의 직접적인 물리적 원인을 파악하는 데 주력하며 수사 속도를 높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폭발 사고의 특성상 현장이 심하게 훼손되어 정확한 발화 원인을 단기간에 특정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화학 물질이나 정전기 등 다양한 변수가 작용하는 공정의 특성을 고려할 때, 기계적 결함이나 작업자 과실 여부를 명확히 구분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반복되는 사망 사고라는 점에서 수사 당국은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한 수사 의지를 보이고 있다.

향후 수사 결과에 따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경영진에 대한 사법 처리 수위가 결정될 전망이며, 이는 국내 방산업계 전반의 안전 관리 표준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기업 측은 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법적 책임 공방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이번 사고를 계기로 고위험 공정을 보유한 사업장에 대한 전수 점검을 강화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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