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철도차량 및 전기버스 제조업체인 ㈜우진산전이 하도급업체 기술 자료를 무단 요구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1억2천600만원의 과징금과 시정명령을 부과받았으며, 이는 기술 유용이 아닌 절차적 위반에 대한 제재로 중소기업 기술 보호의 중요성을 다시금 강조하는 경고음이 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주심 이순미 상임위원) 소회의는 이날 ㈜우진산전이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이하 하도급법)을 위반한 사실을 의결하고 이 같은 제재를 결정했다. 우진산전은 축전지 제조를 위탁받은 수급사업자에게 이메일 등을 통해 기술적으로 유용하고 경제적 가치가 있는 총 11건의 기술자료를 요구했다. 여기에는 축전지의 구성품 설명서, 2D·3D 도면, 고장·소요 재료 명세서 등이 포함된다.
문제는 우진산전이 이러한 기술자료를 요구하는 과정에서 법정 요구 서면을 교부하지 않았고, 기술 자료에 대한 비밀 유지 계약도 체결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하도급법은 원사업자가 수급사업자의 기술자료를 요구할 경우, 요구 목적, 권리 귀속 관계, 대가 등을 명시한 서면을 제공하고 비밀 유지 계약을 체결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이는 중소기업의 혁신 기술이 부당하게 유용되는 것을 막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로 기능한다.
공정위는 이번 사건에서 우진산전이 해당 기술자료를 실제로 유용한 사실은 적발되지 않았으나, 절차적 의무를 위반한 것만으로도 하도급법의 취지를 훼손하는 중대한 행위로 판단했다. 기술 유용 여부와 관계없이 기술자료 요구 절차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 것이다. 이번 과징금 1억2천600만원은 기술 유용이 없었음에도 절차 위반만으로 부과된 상당한 금액이라는 점에서 독자의 이목을 사로잡을 만한 반전 요소를 담고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앞으로 기술자료 요구 관련 절차 위반 행위를 집중적으로 감시하고, 과징금 제도를 개선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번 우진산전 사례는 기술 유용 행위가 직접 적발되지 않았더라도, 하도급법이 명시한 기술자료 요구 절차를 준수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명확한 신호가 될 것이다. 원사업자들은 하도급업체의 기술 보호에 대한 경각심을 한층 높여야 하며, 이는 궁극적으로 중소기업의 혁신 기술이 안전하게 보호되는 공정한 거래 환경 조성에 기여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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