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서울 구청장 4년 만 '대반전': 8대17→17대8

고진아 기자

치러진 6·3지방선거에서 서울 25개 자치구 구청장 지형이 4년 만에 민주당 8대 국민의힘 17에서 민주당 17대 국민의힘 8로 완전히 뒤집히는 충격적인 결과가 나왔다.

2026년 6월 4일 개표 결과, 민주당은 서울 25개 자치구 중 17곳의 구청장 자리를 휩쓸며 4년 전 패배를 설욕했다. 특히 2022년 국민의힘이 당선됐던 종로, 동대문, 도봉, 서대문, 마포, 강서, 구로, 영등포, 동작 등 9개 구를 탈환하며 서울의 정치 지형을 뒤흔들었다. 민주당은 이외에도 성동, 중랑, 성북, 강북, 노원, 은평, 금천, 관악 등 전통적인 강세 지역을 포함해 총 17개 구에서 승리를 확정 지었다.

반면 국민의힘은 4년 전 17석에서 8석으로 크게 줄어드는 뼈아픈 패배를 맛봤다. 중구 김길성, 양천구 이기재, 광진구 김경호, 서초구 전성수, 송파구 서강석, 강동구 이수희 후보 등 6명의 당선인을 배출했으며, 이들은 강남 3구(서초, 송파)와 용산, 중구, 광진, 강동 등 이른바 '한강벨트' 지역에서만 구청장 자리를 수성하는 데 그쳤다.

서울 구청장 4년 만 '대반전': 8대17→17대8
[사진=연합뉴스]

현역 구청장들의 희비도 극명하게 엇갈렸다. 민주당 소속 강서구 진교훈, 구로구 장인홍, 관악구 박준희, 중랑구 류경기, 성북구 이승로, 은평구 김미경 등 현역 구청장 후보 6명은 모두 승리하며 당의 대약진에 힘을 보탰다. 그러나 국민의힘 현역 구청장 후보 11명 중 6명만 생존하고 나머지 5명은 민주당 후보에게 패배하며 현역 프리미엄이 특정 정당에만 미쳤음을 보여줬다. 제3지대 후보들의 약진은 이번에도 없었다. 25개 모든 자치구가 거대 양당 후보의 몫으로 돌아갔다. 특히 2022년 국민의힘 소속으로 동작구청장에 당선됐던 박일하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 개혁신당으로 당적을 바꿔 출마했으나 19.39% 득표율로 낙선했으며, 동작구청장은 민주당 류삼영 후보에게 돌아갔다.

이번 선거 결과는 주요 정치적 이슈들이 서울 시민의 표심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사태로 인한 비판 여론과 당내 '절윤' 갈등 등 내부 난항이 패배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반면 민주당은 이재명 정권 초기의 '허니문 기간'을 적극 활용하며, '중앙정부와 손발을 맞춰 일하겠다'는 구호를 내세워 선거 우위를 점할 수 있었다. 개표 초반 민주당이 21곳에서 선두를 달렸으나 후반부 일부 역전으로 최종 17곳 승리라는 결과를 얻었다.

이번 6·3지방선거 결과는 서울 시민들의 표심이 4년 만에 급격히 변화했음을 보여준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전 대통령 관련 이슈와 내부 갈등이라는 숙제를 안게 되었으며, 민주당은 이재명 정권 초기의 국정운영에 힘을 싣는 중요한 동력을 얻게 되었다. 그러나 거대 양당 중심의 정치 구도가 고착화된 점은 여전히 숙제로 남아, 서울시정 운영과 향후 정국 전반에 걸쳐 이번 선거 결과가 어떤 파장을 일으킬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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