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재택근무의 어두운 이면: 고립감 3분의 1↑, 정신건강 적신호

고진아 기자

발표된 충격적인 연구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일상화된 재택근무가 근로자들의 고립감을 심화시키고 정신건강을 악화시키는 핵심 원인으로 지목되어 의약·보건계의 심도 깊은 성찰과 대응이 요구되고 있다.

미국 뉴욕연방준비은행 나탈리아 이매뉴얼 박사팀은 이 날 과학 저널 『사이언스』를 통해 재택근무 증가가 미국 근로자의 고립감 및 정신적 고통 증가분 약 3분의 1과 직접적으로 연관된다는 대규모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는 재택근무의 즉각적인 생산성 이면에 숨겨진 장기적 사회적 비용에 대한 강력한 경고로 해석된다.

이번 연구는 2011년부터 2024년까지 미국 근로자 56만7천668명을 대상으로 한 전국 단위 조사를 기반으로 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기점으로 미국 내 재택근무율은 2019년 7%에서 2023년 28%로 4배 가까이 급증했다. 이매뉴얼 박사팀은 이러한 급격한 업무 형태 변화가 근로자들의 일상과 정신건강에 미친 영향을 다각도로 분석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재택근무가 가능한 직종의 근로자들은 근무일 혼자 보내는 시간이 하루 평균 1.1시간 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사회적 접촉 감소로 이어졌고, 정신건강 악화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기존의 많은 재택근무 연구가 생산성 향상에 초점을 맞췄던 것과 달리, 이번 연구는 재택근무가 개인의 정신건강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에 집중한 첫 대규모 분석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재택근무의 어두운 이면: 고립감 3분의 1↑, 정신건강 적신호
[사진=연합뉴스]

연구팀은 정신건강 악화 지표로 K-6 심리적 고통 척도 점수, 우울감 경험 빈도, 정신건강 의료서비스 이용, 항우울제 처방 증가 등을 확인했다. 특히 정신건강 의료서비스 이용 및 항우울제 처방 증가는 의약 분야에서 재택근무로 인한 정신건강 문제가 이미 현실화되고 있음을 명확히 보여주는 지표다. 이는 관련 의약품 시장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혼자 사는 재택근무 가능 직종 종사자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더욱 심각했다. 이들은 팬데믹 이전과 비교하여 하루 종일 타인과 접촉 없이 보내는 비율이 7%P 증가했으며, 이는 무려 83% 폭증한 수치다. 사회적 지지 체계가 상대적으로 취약한 혼자 사는 근로자들이 재택근무 환경에서 더욱 깊은 고립감에 빠질 수 있음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결과다.

나탈리아 이매뉴얼 박사는 ''재택근무가 출퇴근 부담 감소와 같은 즉각적인 이점을 제공하지만, 사회적 연결 약화라는 장기적인 비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하며, 즉각적 이점과 장기적 비용 간의 균형점 모색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기업과 정부는 이러한 문제 인식을 바탕으로 고립감 해소를 위한 실질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할 시점이다.

이를 위해 하이브리드 근무 설계 시 출근일의 유연한 조정, 온라인 비공식 소통 채널 활성화, 정기적인 오프라인 팀 빌딩 활동 강화 등 고립감을 줄일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의약·보건 분야 역시 재택근무 환경 변화가 국민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예방 및 치료를 위한 정책적 개입과 심리 지원 프로그램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다. 재택근무의 확산이 가져온 새로운 사회적 과제에 대한 의약·보건계의 능동적인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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