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국민의힘 경남도의회 압도적 과반 확보, 낙동강 벨트는 민주당 '철옹성' 확인

음영태 기자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경상남도 광역의원 선거 결과 국민의힘이 창원과 진주 등 주요 거점을 석권하며 압도적인 다수당 지위를 굳혔다. 전체 의석 중 상당수를 휩쓴 국민의힘은 서부 경남과 군 단위 지역에서 무소속 1곳을 제외한 전 지역을 장악하며 도정 운영의 주도권을 확보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김해와 거제 전석을 포함해 양산 등 낙동강 벨트에서 강력한 교두보를 마련하며 지역별 정치 지형의 양극화를 뚜렷하게 나타냈다.

국민의힘은 경남 정치의 중심지인 창원시에서 총 16개 의석 중 13개 석권을 기록하며 도의회 주도권을 확실히 틀어쥐었다. 권성현(창원1), 박진현(창원2), 박해영(창원3) 등 중진 및 현직 의원들이 대거 생환하며 의정 운영의 연속성을 확보하는 발판을 마련했다. 창원 12구의 정희성 당선인과 같은 30대 신예의 등장은 보수 정당의 세대교체 의지를 유권자들에게 각인시킨 결과로 풀이된다. 반면 원성일(창원6), 문병선(창원7), 심영석(창원16) 당선인은 민주당 깃발을 지켜내며 보수 텃밭 내에서의 견제 기능을 유지하게 되었다.

서부 경남의 핵심 거점인 진주시와 통영시, 사천시에서는 국민의힘이 모든 의석을 독식하며 완벽한 승리를 거두었다. 정재욱, 양해영, 조현신 등 현직 의원들이 포진한 진주시는 단 한 석의 이탈도 허용하지 않는 견고한 보수 지지세를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었다. 통영시와 사천시 역시 강성중, 김태종, 김규헌 등 지역 내 인지도가 높은 인물들이 당선되며 보수 진영의 결집력을 과시했다. 이러한 결과는 행정의 효율성과 지역 개발 사업의 속도감을 중시하는 유권자들의 보수적 선택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낙동강 벨트로 분류되는 김해시와 거제시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이 전 지역구를 석권하는 기염을 토하며 보수 우위의 지형에 강력한 제동을 걸었다. 김해시의 경우 신영욱, 이종호, 김진기 등 8명의 후보 전원이 당선되며 도내 민주당 지지세의 핵심 거점임을 입증했다. 거제시 또한 박명옥, 박봉휘, 김성갑 당선인이 나란히 승리하며 산업 도시 특유의 야권 성향을 뚜렷하게 드러냈다. 양산시 역시 7개 선거구 중 5곳에서 민주당 후보가 승리하며 낙동강 인접 지역의 정치적 지형 변화를 실감케 했다.

경남 도내 군 단위 지역은 국민의힘의 조직력이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며 일당 독주 체제를 구축했다. 의령군, 함안군, 창녕군 등 농어촌 지역에서는 국민의힘 후보들이 압도적인 표차로 당선되며 전통적인 지지 기반을 공고히 했다. 고성군 2선거구에서 당선된 무소속 허동원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 정당 공천 없이 생환한 유일한 사례로 기록되었다. 이는 지역 밀착형 의정 활동이 정당 지지율을 넘어설 수 있음을 보여주는 이례적인 결과로 평가받는다.

당선인들의 직업적 배경을 살펴보면 정치인 출신이 주류를 이루는 가운데 전문직과 경제인들의 진출이 두드러졌다. 변호사 출신인 김태종(통영2) 당선인과 법무사 출신 김호대(김해4) 당선인 등 법조계 인물들이 의회에 합류하며 입법 전문성 강화를 예고했다. 다우링에너지 대표인 이종호(김해2) 당선인과 대림조경 대표이사 민경우(밀양2) 당선인 등 실무 경제 전문가들의 등장은 지역 경제 활성화 정책에 힘을 실을 전망이다. 농업인 출신인 권성현(창원1)과 이관맹(함안1) 당선인은 1차 산업 비중이 높은 경남의 지역적 특성을 대변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선거를 통해 경남도의회는 현직 의원들의 대거 귀환으로 의정 운영의 숙련도가 한층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박해영, 박준, 이찬호 등 창원 지역 현직 의원들과 정재욱, 유계현 등 진주 지역 의원들이 재입성에 성공하며 도정 견제의 연속성을 확보했다. 현직 의원들의 강세는 변화보다는 안정을 택한 유권자들의 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들은 지난 임기 동안 쌓은 의정 경험을 바탕으로 도청 및 교육청에 대한 감시와 견제 역할을 즉각 수행할 전망이다.

연령대별 구성에서는 50대와 60대가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며 노련한 정치 지형을 형성했다. 창원 8구의 김이근 당선인은 70세의 나이로 최고령 당선인 반열에 올랐으며, 양산 2구의 김혜림 당선인은 36세로 젊은 층을 대변하게 되었다. 30대와 40대 당선인들이 일부 포진하기는 했으나 여전히 고연령층 중심의 의회 구조는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았다. 다양한 세대의 목소리를 도정에 반영하기 위한 의회 차원의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지역 정계 전문가들은 이번 선거 결과가 향후 경남도정의 권력 균형에 미칠 영향에 주목하고 있다. 한 지역 정치 전문가는 "국민의힘의 압승은 도지사의 정책 추진에 강력한 동력을 제공하겠지만, 김해와 양산 등 특정 지역의 민주당 독점은 지역 간 이해관계 충돌 시 갈등의 불씨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도의회 내에서 여야 간의 협치보다는 지역구 이해관계에 따른 합종연횡이 빈번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일방적인 독주를 막기 위한 소수 당선인들의 전략적 행보가 의회 운영의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경남도의회는 앞으로 도청의 주요 사업 예산 심의와 조례 제정 과정에서 국민의힘의 정책 기조를 강하게 반영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 경제 원리를 중시하는 보수 진영의 가치에 따라 규제 완화와 기업 유치 중심의 정책이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다만 민주당이 장악한 낙동강 벨트 지역의 예산 배분과 사업 우선순위를 두고 치열한 기싸움이 벌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효율성을 강조하는 다수당과 지역 균형 발전을 내세우는 소수당 간의 논리 대결이 의회의 주된 풍경이 될 전망이다.

무소속으로 당선된 허동원 의원의 행보는 향후 의회 내 캐스팅보트 역할이나 정당 복당 여부에 따라 관심을 모을 것으로 보인다. 거대 양당 체제 속에서 유일한 무소속 당선인으로서 지니는 상징성은 지역 사회 내에서 작지 않은 무게감을 가진다. 고성 지역의 특수한 민심을 대변하며 양당의 틈새에서 실익을 챙기는 정치가 실현될지 주목된다. 그의 의정 활동 방향은 향후 무소속 출마를 검토하는 지역 정치인들에게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다.

종합적으로 이번 제9회 지방선거 경남도의원 선거는 보수의 건재함과 진보의 거점 확보라는 두 가지 특징으로 요약된다. 국민의힘은 수치상 완벽한 승리를 거두었으나 도시 지역에서의 민주당 강세는 향후 선거 지형의 변화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당선인들은 이제 선거 과정에서 갈라진 지역 민심을 수습하고 도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실질적인 정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 법치와 원칙을 중시하는 의정 활동을 통해 경남의 새로운 도약을 이끌어내야 한다는 도민들의 요구가 거세다.

향후 경남도의회는 7월 초 개원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의정 활동에 돌입하게 된다. 의장단 구성과 상임위원회 배분을 둘러싼 각 정당 내의 치열한 수 싸움이 예상되는 가운데, 초기 주도권 다툼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당선인들은 당선 기쁨을 뒤로하고 지역구 공약 이행을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작성해야 할 시점이다. 경남의 미래 4년을 책임질 광역의원들의 행보에 330만 경남도민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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