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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흑자 ‘쾌속 행진’ 이어질까

하석수 기자

국제통화기금(IMF)이 우리나라 경상수지가 올해는 물론이고 적어도 오는 2014년까지 매년 200억 달러를 웃도는 흑자를 보일 것으로 전망해 주목된다.

최근 흑자는 고환율 현상과 내수 침체에 따른 불황형 흑자로 받아들여지지만 IMF가 추세적 흑자 전망을 내놓은 기저에는 글로벌 경기가 살아날 경우 한국경제의 회복 속도가 가장 빠를 것으로 보는 분석이 깔려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 IMF 올해 207억弗 전망..정부는 160억弗

10일 IMF의 경제전망 수정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경상수지 흑자가 올해 207억 달러에 이어 내년에는 221억 달러가 될 것으로 예상됐다. 2011~2014년에도 연간 241억 달러, 259억 달러, 250억 달러, 280억 달러로 각각 전망됐다.

이는 정부의 예상치를 크게 웃돈다. 정부는 애초 작년 12월에는 올해 100억 달러 흑자가 날 것으로 봤지만 지난 2월 130억 달러에 이어 4월에는 160억 달러 흑자로 각각 상향 조정했다. 내년 전망치도 정부가 예상한 흑자폭 100억 달러의 배를 웃돈다.

정부의 전망치 상향조정에서 볼 수 있듯이 올해 흑자 예상은 최근 고환율 현상에 내수 침체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경쟁국에 비해 수출 경쟁력이 높아지고 수출보다 수입 감소율이 더 커진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경상수지는 지난 1월 적자(-16억4천만 달러)에서 2월 흑자(35억6천만 달러)로 전환된데 이어 3월에 사상 최대 규모인 66억5천만 달러 흑자를 낸 것은 환율 급등에 따른 영향이 컸음을 부인할 수 없다.

IMF가 선진 33개국 가운데 지난해 적자를 보인 18개국 중 올해 흑자 전환 전망국으로 아이슬란드와 한국만 꼽은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장기 전망의 정확성을 기대하기는 힘들지만 우리나라가 적어도 2014년까지 해마다 200억 달러가 넘는 흑자를 낼 것으로 IMF가 본 것은 눈에 띄는 대목이다.

이는 우리 경제가 다른 국가에 비해 빠른 회복속도를 보이면서 경상수지를 좌우하는 상품수지에서 흑자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한데 따른 것으로 여겨진다.

◇ 아직은 불황형..추세적 흑자 전환에 주목

IMF 전망대로라면 우리나라는 경상수지 흑자기조가 이어지면서 앞으로 외환사정에도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지금 발생하는 흑자가 수출입이 모두 감소하는 가운데 수출이 그나마 덜 나빠진데 따른 축소형, 불황형 무역수지 흑자라는 점에서 앞으로도 이 같은 기조를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선뜻 IMF의 생각에 동조하기 어렵다.

가장 큰 요인은 현재의 흑자기조를 이끈 원.달러 환율이 낮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원.달러 환율은 최근 하락세를 지속하면서 지난 8일 현재 1,247.00원으로 거의 7개월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중이다. 외국인들이 경기 회복 가능성이 높은 우리나라 주식을 계속 사들이고 있어 앞으로도 환율 하락세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역외세력이 환율 하락을 주도하면서 중기적으로 1,100원대로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산은경제연구소는 최근 보고서에서 "환율이 꾸준한 내림세를 이어갈 것이며 올해 4분기에는 1천150원대까지 내려갈 것"으로 예상했다.

환율이 이처럼 하락세를 보이면 아직 내수가 살아나지 않는 상황에서 수출이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무역협회 원종현 연구위원은 "수출기업들이 그동안 원화 약세와 엔화, 위안화 강세에 힘입어 선방했는데 지금은 원화 강세와 엔화 약세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경쟁력이 급격히 약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환율이 하락하면 제조업 뿐 아니라 고질적인 적자를 보이고 있는 서비스 수지의 추가 악화도 예상할 수 있다.

서비스수지는 지난 2003년 74억2천만 달러, 2006년 189억6천만 달러, 2007년 197억7천만 달러, 지난해 167억3천만 달러 등 지속적인 적자를 기록중이다.

정부가 적자규모가 큰 9개 서비스 분야의 선진화 방안을 내놓기도 했지만 주요 사안이 제외된데다 이익집단이나 주무부처의 반발도 있어 그나마도 제대로 추진될지가 불투명하다.

물론 세계 각국에서 경기 바닥을 알리는 신호가 감지되는 등 세계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어 원화가치가 올라가더라도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기대도 형성되고 있다.

환율 하락은 곧 각국의 금융시장 안정과 경기회복의 신호로 해석된다는 점에서 내수와 국가간 교역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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