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령사회 진입을 목전에 둔 대한민국에서 '통합 돌봄'은 단순한 복지 정책을 넘어 경제 지형을 뒤흔들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2026년 3월 27일 전면 시행되는 통합 돌봄법과 2027년 적용될 K-IFRS 회계 기준 개편은 기업의 손익 구조와 가치 평가에 예상치 못한 변화를 가져올 전망이다. 과연 통합 돌봄은 기업에 어떤 기회와 도전을 안겨줄까.
▲ 통합 돌봄, 70조 시장의 문을 열다
정부가 2026년 3월 27일부터 전국적으로 시행하는 '의료·요양 등 지역 돌봄의 통합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통합 돌봄법)은 돌봄 체계의 패러다임을 시설 중심에서 지역사회 중심으로 전환하는 중대한 변화를 의미한다. 이는 돌봄이 필요한 어르신, 장애인, 정신질환자 등이 살던 곳에서 의료, 요양, 주거, 돌봄 등 다양한 서비스를 통합적으로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러한 정책 변화는 재가(在家) 돌봄 시장에 폭발적인 성장 동력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글로벌 노인 돌봄 시장은 2022년 1조 7,030억 달러(약 2,366조 원)에서 2030년에는 2조 8,826억 달러(약 4,005조 원)로 연평균 6.8%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고령 친화 제품 시장 역시 2022년 82조 7천억 원 규모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정부는 2026년에 약 70조 원 규모의 예산을 인구 구조 대응에 투입할 계획이다. 특히 이 예산 중 상당 부분이 민간에 위탁되는 서비스, 기술, 보조기기 분야에 집중될 예정이어서 B2G(기업-정부 간 거래) 시장의 확대가 예상된다.
통합 돌봄 서비스는 초기 30종에서 2030년까지 임종 케어 등 신규 서비스를 포함해 60종으로 확대될 방침이다. 이는 방문 요양, 방문 간호, 주야간 보호 등 다양한 재가 서비스를 통합적으로 제공하는 기관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관련 기업들의 매출 증대로 이어질 것이다. 병원 동행 서비스와 같은 새로운 산업도 등장하여, 노인 장기 요양 보험 시장만 해도 현재 13조 원 규모에서 5년 내 20조 원 이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또한, AI 기반 돌봄 로봇, 스마트 돌봄 서비스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이 접목된 비즈니스 모델도 활발히 개발되고 있다.
▲ 수익성 재편의 두 얼굴: K-IFRS와 사업 모델 혁신
통합 돌봄 시장의 성장은 기업들에게 분명한 기회이지만, 동시에 새로운 회계 기준과 사업 모델 혁신이라는 과제를 안겨준다. 2027년 1월 1일 이후 시작하는 회계연도부터 적용되는 K-IFRS 제1118호 '재무제표의 표시와 공시' 개편은 기업의 손익계산서 구조와 영업이익 개념을 근본적으로 바꾸어 놓을 예정이다. 새로운 영업이익 개념은 기업의 핵심 영업 성과 외에 다양한 비경상적 손익을 포함하게 되어, 재무제표를 이용하는 투자자들이 기업의 순수한 영업력을 평가하는 데 더욱 세심한 분석을 요구할 수 있다.
따라서 재가 돌봄 기업들은 단순히 매출 증대에만 집중하기보다, 변화된 회계 기준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실제 영업 활동에서 발생하는 현금 흐름과 본질적인 수익성을 파악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 이는 기업 가치 평가의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
기업들은 통합 돌봄법의 취지에 맞춰 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다양한 돌봄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맞춤형 서비스를 개발하여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주거 시설과 주간 보호 센터를 결합한 '케어형 시니어 하우징', 어르신과의 대화를 통해 정서적 돌봄 공백을 줄이는 AI 전화 서비스, 그리고 사회복지사가 고령자와 동행하는 웰니스 여행 서비스 등이 대표적인 혁신 사례다. 또한, 공공의 재원으로 모든 돌봄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운 현실에서 사회적 경제 조직과의 연대와 협력을 통해 서비스 공급 주체를 다변화하고 규모를 키우는 것도 중요하다.
▲ 예산과 인력, 지속 가능한 성장의 열쇠
통합 돌봄 제도의 성공적인 안착과 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예산과 인력 확보가 핵심 과제로 꼽힌다. 2026년 통합 돌봄 사업 예산은 총 914억 원 규모로 편성되어 2025년 71억 원 대비 13배 증가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2026년 예산이 777억 원이며, 이를 183개 지자체로 나누면 평균 4억 2천만 원에 불과해 예산의 충분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안정적인 재정 지원 없이는 지역별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모델 구축과 서비스 확충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
또한, 돌봄 전문 인력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요양보호사, 사회복지사, 간호사, 물리치료사 등 전문 인력은 통합 돌봄 시장에서 새로운 일자리 기회를 제공하지만, 동시에 이들을 충분히 확보하고 양성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다. 특히 중장년층에게는 사람을 이해하는 경험, 현장 운영 감각, 관계 조율 능력이 요구되는 돌봄 시장이 새로운 인생 2막의 기회가 될 수 있다.
정부는 2025년 12월에 지방 정부 전담 인력 5,346명에 대한 2026년 기준 인건비를 배정하는 등 인력 확보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돌봄 서비스의 질을 담보하고 지속적인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인력의 전문성 강화와 처우 개선이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파편화된 돌봄 재정을 통합하고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방안 또한 지속적으로 모색되어야 한다.
결론적으로, 2026년 통합 돌봄법 시행과 K-IFRS 손익계산서 개편은 재가 돌봄 시장에 거대한 기회를 제공하는 동시에 기업 가치 평가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기업들은 단순히 시장 성장에 편승하기보다, 변화된 환경에 대한 철저한 이해와 선제적인 대응을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추구해야 한다. 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고객 맞춤형 혁신 모델을 개발하며, 투명한 재무 관리를 통해 본질적인 수익성을 입증하는 것이 중요하다. 투자자들 또한 통합 돌봄 시장의 성장 잠재력을 평가함에 있어, 정책적 지원과 함께 K-IFRS 개편으로 인한 재무 지표의 변화를 면밀히 분석하여 현명한 투자 결정을 내려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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