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교육 부담을 덜어주고자 도입된 무상교육 정책이 재정 문제로 논란의 중심에 선 가운데, 교육기관 임원들의 보수 체계가 또 다른 반전으로 주목받고 있다. 정부와 지방 교육청 간의 고교 무상교육 예산 분담 갈등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과연 교육 현장의 재정 투명성과 책임성은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의문이 제기된다.
무상교육 재정난, '반쪽' 우려 커지는 이유
고교 무상교육은 2019년 2학기 고3을 시작으로 단계적으로 도입되어 2021년부터 전 학년에 걸쳐 입학금, 수업료, 학교운영지원비, 교과서 대금 등을 면제하며 학생 1인당 연간 평균 160만 원의 혜택을 제공해왔다. 이 제도의 재원은 당초 국가 47.5%, 지방자치단체 5%, 시도교육청 47.5%의 분담 구조로 운영되었다.
그러나 이 분담 비율을 규정한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특례 조항이 2024년 말 일몰되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2025년도 중앙정부의 고교 무상교육 예산은 99.4% 삭감되어, 사실상 지원이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 이에 따라 연간 약 9,300억 원에 달하는 추가 부담이 시도교육청으로 전가될 것으로 국회예산정책처는 추계했다.
정부는 학령인구 감소와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규모 증가 등을 이유로 교육청이 무상교육 비용을 전액 부담할 여력이 충분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반면 시도교육청과 야당은 교직원 인건비 증가, 늘봄학교 및 인공지능(AI) 디지털교과서 도입 등 신규 정책으로 인한 재정 부담 가중을 주장하며 국고 지원 연장을 촉구하고 있다. 2026년 4월 1일, 기획재정부는 '2027년 예산편성지침'을 통해 고교 무상교육 국비 지원 감축 및 일몰을 검토하겠다고 밝혀, 교육 현장의 재정난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사립학교 임원 보수, 투명성과 책임의 딜레마
이처럼 무상교육 재정 확보에 비상이 걸린 상황에서, 교육기관, 특히 사립학교 법인의 임원 보수 체계는 또 다른 논란의 불씨를 지피고 있다. 사립학교법 제26조에 따르면, 학교법인의 임원 중 정관으로 정한 상근(常勤) 임원에게만 보수를 지급할 수 있으며, 실비 변상은 예외로 한다. 비상근 임원에게는 원칙적으로 보수를 지급하지 않는 것이 법의 취지이다.
임원 보수는 기본연봉, 성과급, 퇴직금 등으로 구성될 수 있으며, 그 지급 기준은 법령이나 정관, 또는 주주총회(학교법인의 경우 이사회)의 결의를 통해 명확히 정해져야 한다. 이는 보수의 투명성을 확보하고, 과세 당국으로부터 비용으로 인정받기 위한 필수적인 절차이다. 또한, 지나치게 높은 보수는 배임의 소지가 될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사립대학 교원의 경우, 「교원의 지위 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 제3조 제2항에 따라 사립학교 교원의 보수를 국공립학교 교원의 보수 수준으로 유지해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이는 사립학교 교원의 안정적인 교육 활동을 보장하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이다. 그러나 학교법인이 교원의 업적과 성과를 평가하여 연봉을 결정하는 성과급적 연봉제를 시행하는 것도 가능하며, 이는 학교법인의 자율성에 속하는 영역으로 인정된다.
문제는 사립학교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재정결함보조금 등 다양한 형태로 공적 지원을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임원 보수 결정 과정과 그 규모가 일반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무상교육 예산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정부와 교육청이 갈등하는 상황에서, 사립학교 임원들의 보수가 불투명하거나 과도하게 책정될 경우, 국민적 불신을 초래할 수 있다.
'혈세' 투입 속 임원 보수, 무엇이 문제인가?
무상교육은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공 서비스의 영역이다. 고교 무상교육의 경우, 2024년 기준 총 예산 1조 9,872억 원 중 국가와 교육청이 각각 9,439억 원을 부담했다. 이처럼 막대한 혈세가 투입되는 교육 분야에서, 재정난을 이유로 무상교육의 근간이 흔들리는 상황과 교육기관 임원들의 보수 문제가 동시에 거론되는 것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사립학교는 비록 사적인 법인에 의해 설립되지만, 교육이라는 공공의 목적을 수행하며 국가의 지원을 받는다. 따라서 사립학교 법인의 재정 운영, 특히 임원 보수 결정은 공공성과 투명성을 최우선 가치로 삼아야 한다. 현재 사립학교법은 상근 임원에 대한 보수 지급을 허용하고 있으나, 그 구체적인 기준과 규모에 대한 사회적 감시는 여전히 미흡하다는 지적이 많다.
무상교육 예산 삭감으로 인한 교육청의 재정 부담은 결국 다른 교육 사업의 축소나 지연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이는 학생들에게 직접적인 피해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상황에서, 공적 지원을 받는 사립학교의 임원 보수가 합리적인 기준 없이 책정되거나 공개되지 않는다면, 국민들은 무상교육의 '반전'을 넘어 '배신감'마저 느낄 수 있다.
투명성 강화와 책임 있는 재정 운용이 해법
무상교육의 안정적인 정착과 교육의 공공성 강화를 위해서는 재정 투명성 확보가 필수적이다. 첫째, 고교 무상교육의 재원 분담 구조를 재정립하고, 중앙정부와 지방 교육청 간의 안정적인 협력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일몰제에 따른 예산 불안정성을 해소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무상교육 재원 확보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둘째, 사립학교 법인의 임원 보수 결정 과정과 그 결과를 더욱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사립학교법 제26조에 명시된 보수 제한 규정을 더욱 엄격히 적용하고, 상근 임원의 보수 기준을 합리적으로 설정하며, 비상근 임원에 대한 실비 변상 외의 보수 지급은 철저히 제한해야 한다. 또한, 법인 운영 경비 중 임원 보수가 차지하는 비중 등을 주기적으로 공개하여 국민적 감시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셋째, 사립학교 법인의 수익용 기본재산 운용 현황과 수익금의 교육 목적 사용 여부에 대한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 수익사업을 통해 얻은 수익이 학교 교육에 충당되어야 한다는 사립학교법의 취지를 살려, 법인 재정의 건전성을 확보하고 교육의 질 향상에 기여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무상교육은 미래 세대를 위한 투자이자 국가의 책무이다. 재정난을 이유로 그 근간이 흔들리거나, 공적 지원을 받는 기관의 불투명한 임원 보수 문제로 국민적 신뢰를 잃는 일은 없어야 한다. 교육 현장의 모든 주체가 책임감을 가지고 투명하고 효율적인 재정 운용에 힘쓸 때, 비로소 무상교육의 진정한 가치를 실현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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