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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 절벽 속 임원 보수, 왜 오르나?

재경 마켓부 기자
임원 보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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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고 일부 산업에서는 '공급 절벽' 우려마저 제기되는 가운데, 기업 임원들의 보수는 오히려 증가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과연 이러한 역설적인 상황은 무엇 때문이며, 그 배경에는 어떤 논리와 문제가 숨어 있을까요.

'공급 절벽' 속 기업 성과, 보수의 역설 '공급 절벽'은 특정 상품이나 서비스의 공급이 급격히 줄어들어 시장에 큰 혼란을 주는 상황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부동산 시장에서는 2025년에서 2026년 사이 주택 공급 부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으며, 반도체 산업에서는 핵심 장비나 소재의 공급망 불안정성이 언급되기도 합니다. 이러한 어려운 경제 환경 속에서도 일부 기업들은 탁월한 실적을 거두며 임원 보수 인상의 배경이 되고 있습니다.

기업의 임원 보수는 대개 회사의 성과와 연동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경영학 연구에 따르면, 경영자와 주주 사이의 대리인 문제를 줄이기 위해 성과와 연동하는 보수가 효과적이라고 분석됩니다. 여기서 '대리인 문제'란 회사의 주인이 되는 주주와 회사를 대신 운영하는 경영자(임원)의 목표가 서로 달라 생기는 문제점을 말합니다. 실제로 2026년 4월 2일 보도된 한국투자증권의 사례를 보면, 2024년 사상 최고 실적을 기록하며 김남구 한국금융지주 회장의 보수가 전년 대비 111% 증가한 48억 9,641만 원,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대표이사의 보수가 146% 증가한 29억 3,678만 원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주로 2024년 실적에 기반한 상여금 덕분이며, 성과급이 수년에 걸쳐 이연(나누어 지급)되는 구조가 반영된 결과입니다.

반면, 모든 임원 보수 인상이 긍정적인 성과에만 기인하는 것은 아닙니다. 2026년 2월 24일 보도된 DSC인베스트먼트의 경우, 2024년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27.6%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임원 보수 총액은 약 14% 증가했습니다. 특히 윤건수 대표이사의 보수(11억 4,600만 원)는 같은 해 주주 배당금 총액(약 10억 3,215만 원)을 넘어섰으며, 기본급 인상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었습니다. 이는 기업의 실적 악화에도 불구하고 경영진의 고정 수입이 늘어나는 역설적인 상황을 보여줍니다.

글로벌 스탠더드와 한국의 임원 보수 전 세계적으로 기업 임원 보수 체계는 주주 가치 및 사회적 책임과 연동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특히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성과를 임원 보수에 반영하는 기업이 크게 늘고 있습니다. ESG 경영은 기업이 환경 보호, 사회적 책임, 투명한 지배구조를 중요하게 여기며 지속가능한 성장을 추구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2025년 4월 4일 KPMG 보고서에 따르면, 유럽연합(EU) 대기업의 80% 이상이 고위 임원 급여에 지속가능성 요소를 고려하고 있으며, 이는 미국 기업의 약 2배에 달합니다. 미국 S&P500 기업 중에서도 2021년 기준 73%가 ESG 성과를 임원 보수에 연동했습니다. 일본 기업들도 2020회계연도 기준 상장사의 24%가 임원 보수에 ESG 경영 성과를 반영하는 등 이러한 흐름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이는 장기적인 기업 가치 창출과 이해관계자들의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해석됩니다.

또한, 미국에서는 2022년부터 상장사들이 임원 보수와 총주주수익률(TSR) 간의 관계를 최근 5년간 상세히 공시하도록 의무화했습니다. 총주주수익률은 주주가 주식을 보유함으로써 얻는 총수익률을 의미하며, 주주의 이해관계를 직접적으로 나타내는 핵심 지표입니다. 이는 임원 보수가 주주의 이익에 견줘 과도하게 책정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입니다. 일본에서도 기업 가치 제고(밸류업) 움직임과 함께 총주주수익률을 임원 보수 산정에 활용하는 기업이 2020년 16%에서 2022년 28%로 확대되었습니다.

그러나 한국 기업의 임원 보수 지급 행태는 이러한 세계적 흐름과 다소 거리가 있다는 비판이 제기됩니다. 특히 국내 대규모 기업집단의 지배주주 이사들은 전문경영인 이사보다 2배 이상 높은 평균 보수를 받으며, 고정 보수의 비중이 월등히 높아 법적 책임이나 성과와 무관하게 고액의 안정적인 보수를 추구하는 경향이 나타났습니다. 이는 지배주주와 직원, 지배주주와 전문경영인 간의 보수 격차를 심화시키는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며, 경영진 또는 지배주주가 기업에 대한 지배력을 이용해 과도한 보수를 추구한다는 '사익추구적 관점'으로 해석될 여지도 있습니다.

투명성 강화와 책임 경영의 과제 임원 보수는 상법에 따라 정관에 명시하거나 주주총회 결의로 정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이는 임원이 스스로 과도한 보수를 지급하는 것을 막기 위함입니다. 실무에서는 통상 주주총회에서 보수의 총액 한도와 지급 기준을 정하고, 구체적인 집행은 이사회에 위임하는 방식을 많이 사용합니다. 그러나 국내 기업의 임원 보수 결정 과정에서는 주주들의 권한이 충분히 발휘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주주총회 한두 달 전에 임원 보수 관련 상세 내용을 공시하는 미국, 영국, 일본 등과 달리, 국내 기업은 주주총회가 임박해서야 부실하게 공시하는 경우가 많아 주주들이 충분히 검토하고 의결권을 행사하기 어렵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제도적 개선 방안이 논의되고 있습니다. 금융감독원은 2025년 10월 26일, 금융사 임원이 회사에 손해를 끼쳤을 때 이미 지급된 성과급까지 환수할 수 있는 '클로백(clawback)' 제도 도입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클로백'은 잘못된 성과로 인해 지급된 보수를 다시 회수하는 제도를 말합니다. 이는 실적이 좋을 때 인센티브를 많이 받아가고 사고에는 책임지지 않는 관행을 개선하려는 시도입니다. 또한, 상장기업 이사회 내에 독립적 이사로 구성된 보수위원회 설치를 의무화하고, 보수 산정 방식과 내역을 투명하게 공시하며, 주주가 임원의 고액 보수에 대해 직접 의견을 표명할 수 있는 '주주승인투표(Say on Pay)' 제도 도입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옵니다. 특히 '이원화된 세이온페이'는 미래 보수 정책에 대한 구속력 있는 표결과 과거 보수 집행에 대한 권고적 표결을 통해 주주들의 영향력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공급 절벽'과 같은 경제적 난관 속에서도 임원 보수가 증가하는 현상은 단순히 기업의 성과만을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 보수 결정 과정의 투명성, 주주와의 이해관계 일치 여부, 그리고 책임 경영의 수준을 복합적으로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지속가능한 기업 성장을 위해서는 단기적인 재무 성과뿐만 아니라 ESG 성과, 주주 가치 제고 노력 등 비재무적 지표를 임원 보수와 더욱 긴밀하게 연동해야 합니다. 또한, 주주총회 전 충분한 정보 공개와 독립적인 보수위원회 운영, 그리고 주주승인투표와 같은 주주 권한 강화 제도를 통해 임원 보수 결정의 객관성과 투명성을 확보해야 합니다. 독자 여러분은 투자 기업의 사업보고서를 면밀히 검토하고, 주주총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합리적인 임원 보수 체계가 정착될 수 있도록 목소리를 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는 결국 기업의 장기적인 가치 상승과 건강한 자본시장 발전에 기여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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