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AI가 일자리 뺏는다면, 집은 누가 줄까? 그 해답은?

재경 마켓부 기자
AI 시대 주거
©AI 생성 이미지

 

인공지능(AI)의 급속한 발전은 전 세계 경제의 지형을 바꾸며, 일자리의 미래와 더불어 주거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AI가 인간의 노동을 대체하는 시대, 과연 우리는 어디에 살며, 누가 그 집을 제공할 것인가 하는 딜레마에 직면했습니다. 본 기사는 AI가 노동 시장과 주택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심층 분석하고, 다가올 미래를 위한 실질적인 해법을 모색합니다.

▲ AI 시대, 일자리의 지각변동과 주거 불안 심화

2026년은 AI가 단순한 도구를 넘어 '일하는 주체'로 자리매김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인공지능이 '생성 단계'를 넘어 본격적으로 '활용하는 단계'인 'AX 2.0' 시대로 진입하면서, 전 세계 경제·노동·안보를 뒤흔드는 거대한 인프라가 되고 있습니다.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AI가 노동 시장에 '쓰나미처럼 큰 타격'을 주고 있으며, 대부분의 국가와 기업이 이에 대비하지 못하고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실제로 글로벌 기업들은 AI 도입에 따른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습니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은 2026년 새해부터 1만4000명 규모의 구조조정을 시작했으며, 메타(옛 페이스북) 역시 최대 1500명의 인원을 감원할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국내에서도 현대차그룹은 2028년까지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생산 공정에 투입하여 인간 대비 3배의 생산성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러한 변화는 특히 청년층의 일자리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한국은행이 2025년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3년간 감소한 청년 일자리 21만1천 개 중 20만8천 개가 AI 노출도가 높은 업종에서 발생했습니다. 반면 같은 기간 50대 일자리는 20만9천 개 증가했으며, 이 중 14만6천 개가 AI 업종에서 늘어나는 현상이 관찰되었습니다. 이는 AI가 숙련도가 낮은 반복적이고 정형화된 업무부터 대체하며 노동시장 진입 구조 자체를 변화시키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AI는 소득 불평등에도 복합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IMF는 AI 도입으로 고소득층의 임금이 하락하고 저소득층의 생산성이 증가하여 임금 불평등은 완화될 수 있으나, 자산 불평등은 더욱 심화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2025년 국가데이터처의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소득 5분위(상위 20%)의 자산은 1년 전 대비 9871만원 상승한 13억3651만원을 기록한 반면, 소득 1분위(하위 20%)의 순자산은 같은 기간 1035만원 하락한 1억5913만원으로 나타나 자산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특히 AI 산업의 급성장은 샌프란시스코와 같이 기술 인력 유입을 늘려 주택 수요를 급증시키고 집값을 끌어올리는 역설적인 상황을 초래하기도 합니다. 2026년 3월 10일 보도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의 주택 중위 거래가격은 196만 3,000달러(약 28억 3,000만 원)로 1년 전보다 약 23% 상승했습니다.

▲ 기본소득, 로봇세, 그리고 주거 복지: 새로운 사회 안전망 모색

AI로 인한 일자리 감소 우려가 커지면서, 정치권에서는 '로봇세'와 'AI 기본소득' 도입론이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습니다. 유럽에서는 AI가 대체한 노동의 가치만큼 세금을 부과하여 이를 '보편적 기본소득(UBI)'이나 재교육 재원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브루킹스 연구소는 로봇세가 기업들로 하여금 자동화 도입을 더 신중하게 결정하도록 유도하는 순기능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국내에서도 2026년 2월 12일,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는 AI 기술 확산이 노동, 소득, 복지, 사회안전망 등 사회 구조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하고 AI 시대에 부합하는 기본사회 정책 방향을 논의했습니다. 위원회는 AI 기술 혜택이 일부에게만 치우치지 않고 모든 국민이 공평하고 동등하게 접근할 수 있는 'AI 기본 사회' 구현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AI 시대 도래와 함께 인구 구조 변화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주거 복지의 중요성 또한 더욱 부각되고 있습니다. 특히 저출산 문제 대응을 위한 핵심 정책 수단으로 주거 복지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2026년 3월 12일 서울 중구 페럼타워에서 개최된 'AI 시대 주거정책 혁신 전문가 포럼'에서는 모든 사회 구성원이 제약 없이 공동주택에 거주할 수 있도록 AI 기술의 접목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되었습니다. 이 포럼에서는 특히 고령자 주거 복지 방안, 민관 협력 기반의 돌봄 중심 운영 모델, 그리고 한국형 노인복지주택 모델 등이 중점적으로 논의되었습니다. AI는 개인정보 보호, 알고리즘 투명성, 데이터 소유권 등 주거와 직결된 새로운 법적 쟁점을 야기하며, '디지털 주거권' 개념 또한 국제적으로 논의되고 있습니다.

▲ AI가 바꾸는 주거 패러다임: 스마트 건설과 맞춤형 공간

주택 공급 부족은 주택난의 핵심 원인 중 하나입니다. 건설 산업은 수주 절벽, 원자재 가격 상승, 만성적인 인력난이라는 '삼중고'에 직면해 있으며,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AI와 로봇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습니다. 2026년 1월 9일 보도에 따르면, 국내 건설업계는 AI와 로봇 기술을 활용하여 현장 시공부터 안전 관리, 행정 업무까지 산업 전반의 '스마트 혁명'을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특히 '모듈러 건축'은 주요 구조물을 공장에서 미리 제작해 현장에서 조립하는 방식으로, 공사 기간을 크게 줄일 수 있어 차세대 건축 방식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AI는 건설 프로젝트의 설계, 입찰, 시공, 운영 및 자산 관리 등 전 과정에서 가치를 창출하며, 안전 문제, 노동력 부족, 비용 및 공기 지연과 같은 업계의 고질적인 과제를 극복하는 데 기여합니다. 실제로 대규모 주거 단지 개발에서는 AI 플랫폼을 통해 작업 조정을 최적화하여 전체 건설 기간을 12% 단축하고 노동 비용을 9% 절감한 사례도 있습니다.

AI는 주거 공간의 개념 자체를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더 이상 건축가의 창의력에만 의존하지 않고, AI가 개인의 라이프스타일에 완벽하게 부합하는 맞춤형 주택 설계를 가능하게 합니다. AI는 건축주가 원하는 바를 학습하고, 수많은 데이터를 분석하여 디자인부터 기능, 심지어 에너지 효율까지 고려한 최적의 주택을 제안합니다. 2030년에는 거주자의 기분, 건강 상태, 그리고 일과에 맞춰 스스로 형태를 바꾸는 '살아있는 유기체'와 같은 'AI 스마트 가변형 평면'이 등장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또한, AI 에너지 관리 시스템은 거주자의 생활 패턴을 학습하여 냉난방, 조명, 전력 사용을 자동으로 최적화함으로써 기존 아파트 대비 에너지 소비를 최대 40% 절감할 수 있습니다. 주거 공간은 개인의 삶을 이해하고 예측하는 공간, 나만의 경험을 실시간으로 창조하며 사회와 연결되는 새로운 플랫폼으로 진화할 것입니다. 미래에는 개인 공간은 최소화되고 공유 공간은 극대화된 공유 주거 모델이 주요 주거 형태로 자리 잡을 수 있으며, 계절이나 기후, 개인의 기분에 따라 주거지를 이동하는 디지털 노마드형 삶이 대중화될 것으로 예측됩니다. 국토교통부는 2025년 9월 5일, 도시 공간에 AI를 폭넓게 적용하는 'AI 시티' 조성을 새 정부 국정과제로 추진할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AI 시대의 주거 문제는 단순히 기술 발전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불평등 심화, 고용 구조 변화, 그리고 새로운 주거 패러다임의 등장이 복합적으로 얽힌 복잡한 과제입니다. 정부와 기업은 AI가 창출하는 부를 공정하게 분배하고, 주거 취약 계층을 위한 사회 안전망을 강화하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야 합니다. 개인은 AI 리터러시를 함양하고, '소유'보다는 '경험'과 '서비스'로서의 주거를 고려하는 유연한 사고가 필요합니다. AI 시대의 주택난 해법은 기술 혁신과 사회적 합의, 그리고 개인의 적응이 조화롭게 이루어질 때 비로소 가능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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