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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유통] 대리점 공급가 인하 촉구, 유통망 붕괴 우려 심화

윤근일 기자
[석유유통] 대리점 공급가 인하 촉구, 유통망 붕괴 우려 심화
©연합뉴스

석유대리점 업계가 정유사의 최고가격제 시행 이후 유통망 붕괴 위기를 겪고 있다. 전국 주유소 공급 물량의 43%를 담당하는 핵심 유통축은 정유사에 공급가 인하를 촉구하며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이와 함께 고유가 기간 주유소 카드 수수료율 한시적 인하도 제안했다.

▲ 석유대리점 유통 시스템 위기 심화

한국석유유통협회는 2026년 4월 6일 호소문을 통해 정유사와 주유소를 잇는 도매망인 석유대리점 업계가 최고가격제 시행으로 인해 유통망 붕괴 위기에 직면했다고 밝혔다. 최고가격제 도입 이후 정유사의 석유대리점 공급가와 주유소 직접 공급가가 동일하게 책정되면서, 석유대리점들은 저장비, 운송비, 인건비 등 기본적인 유통 비용을 반영하지 못한 채 손해를 감수하고 석유를 공급하는 상황이다. 협회는 현재와 같은 손실 구조가 지속될 경우 한 달 이상 버티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으며, 이는 곧 대리점들의 공급 중단이나 폐업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 최고가격제 시행과 마진 감소 배경

정부가 지난 3월부터 시행한 석유 최고가격제는 중동 전쟁 여파로 인한 국제유가 급등과 국내 기름값 상승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였다. 이 제도 아래서 정유사는 주유소와 대리점에 공급하는 휘발유 및 경유 가격에 상한선을 적용받는다. 그러나 문제는 4대 정유사 모두 석유대리점과 주유소에 동일한 공급가를 책정하면서 발생했다. 석유대리점은 전국 약 4천여 개 주유소에 석유를 공급하며 전체 주유소 공급 물량의 43%를 담당하는 주요 유통 경로다. 정유사로부터 석유를 공급받아 주유소로 운송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리터당 40~50원에 달하는 보관 및 물류비, 인건비 등이 마진으로 반영되지 않아 대리점은 사실상 '역마진' 상태에 놓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는 최고가격제가 정유사의 손실 보전 방안은 포함했지만, 석유대리점에 대한 보전책은 부재하여 형평성 문제가 제기된다는 지적이다.

▲ 유통망 붕괴 시 파급 효과 및 업계의 대응

석유대리점 업계는 현재의 상황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정유사-석유대리점-주유소'로 이어지는 석유 유통 체계가 무너져 도매시장 기능이 사실상 마비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는 결국 일선 주유소의 공급 차질과 소비자 불편으로 직결될 것이라는 경고다. 협회는 이러한 위기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정부에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구체적으로는 석유대리점에 대해 주유소에 공급하는 최고가격보다 낮은 가격에 석유를 공급하여 정상적인 유통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또한 정유사 손실 보전을 위한 정산 시 대리점 공급가 인하분도 함께 반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카드 수수료 체계 개선 요구

한편, 한국석유유통협회는 주유소 카드 수수료 체계 개선도 요구하고 나섰다. 지난 40년간 매출액 대비 1.5%의 정률제로 운영되어 유가가 오를수록 카드사 수익이 늘어나는 현재의 구조는 주유소의 판매가 인하 여력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협회는 고유가 기간 동안 카드 수수료율을 유가 수준에 따라 0.8%에서 1.2%로 한시적으로 인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금융당국은 고유가 상황에서 민생 부담 완화를 위해 주유비 추가 할인 등 카드사들의 동참을 요청한 바 있으나, 카드업계는 연이은 수수료율 인하로 수익성 악화를 우려하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주유소의 실질 카드 수수료율이 3% 수준에 달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 중동 정세와 국내 유가 전망

중동 전쟁 여파로 국내 주유소 휘발유와 경유 가격은 연일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2026년 4월 5일 오전 9시 기준, 전국 주유소 평균 휘발윳값은 리터당 1,946.42원을 기록했고, 경유 가격은 1,937.19원이었다. 이는 전날 대비 각각 3.98원, 3.71원 상승한 수치다. 서울 지역의 경우 평균 휘발윳값은 리터당 1,983.57원, 경윳값은 1,959.82원으로 더욱 높게 형성되었다. 국제 유가는 중동 정세의 불확실성 확대로 변동성이 커지고 있으며, 국내 주유소 가격은 국제유가 변동 이후 통상 2~3주의 시차를 두고 반영되기에 당분간 상승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오는 4월 10일 시행될 3차 석유 최고가격제 기준 가격 설정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석유유통협회는 중동 전쟁이 조속히 종료되어 석유시장과 산업 현장이 정상화되기를 기대하며, 정부 정책에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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