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스라엘, 이란 간 중동 전쟁으로 유가가 급등하면서 지난 3년간 침체기를 겪던 세계 전기차 시장 수요가 반등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는 올해 글로벌 전기차 침투율을 2%포인트 상향 조정했으며, 내년 신차 중 전기차 비중이 기존 예측보다 5%포인트 높은 35%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고유가 현상은 전기차의 경제성 부각으로 이어져, 소비자 구매 문의 증가와 자동차 딜러들의 주문량 확대로 나타나고 있다.
▲ 글로벌 전기차 침투율 상승 가속화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는 중동 전쟁 발발 이전인 지난 1월, 올해 글로벌 전기차 침투율(신차 중 전기차 비중)을 27%로 예상했으나, 4월 7일 발표된 최신 분석에서 이를 29%로 상향 조정했다. 이러한 상승세는 내년 이후 더욱 뚜렷해질 전망이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2027년 전기차 침투율은 기존 30%에서 35%로 5%포인트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2028년 역시 기존 34%에서 41%로 예측치가 상향 조정되었다. 다만, 2035년 전망치는 기존 85%에서 67%로 18%포인트 낮아져 장기적 관점에서는 다른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 고유가 시대, 전기차 경제성 부각
유가 상승은 전기차와 내연기관차 간의 경제성 격차를 확대시키고 있다. SNE리서치 분석에 따르면, 전기차인 기아 EV5와 가솔린 모델인 기아 스포티지 1.6T 사이의 구매 가격 회수 기간이 기름값 변동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기름값이 리터당 1,600원일 때는 EV5의 추가 구매 비용을 회수하는 데 약 2년이 소요되지만, 리터당 2,000원까지 오르면 회수 기간이 약 1년 2개월로 단축된다. 이는 EV5의 높은 구매 가격에도 불구하고, 휘발유보다 낮은 배터리 충전비용과 세금 혜택으로 유지비 부담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 총소유비용(TCO) 격차 확대 및 소비자 구매 심리 변화
총소유비용(TCO) 측면에서도 전기차의 우위는 명확하다. SNE리서치 분석 결과, 10년간 차량 운행 시 기름값이 1,600원일 경우 스포티지에는 총 5,900만원이 들고 2,000원일 경우 6,500만원이 소요된다. 반면 EV5는 유가 변동과 무관하게 10년간 총 4,400만원이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고유가 상황에서 전기차가 내연기관차 대비 수백만 원 이상의 비용 절감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음을 의미한다.
SNE리서치는 실제로 중동 전쟁 이후 유가가 리터당 1,600∼1,700원 수준에서 2,000∼2,200원으로 단기간에 급등한 것을 소비자들이 직접 경험하면서 전기차에 대한 구매 문의가 현저히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국내외 자동차 딜러들 또한 전기차 모델 주문량을 기존 대비 대폭 늘리고 있는 상황이다. 오익환 SNE리서치 부사장은 "향후 유가가 안정되더라도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우려가 전기차의 조기 도입을 촉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러한 현상은 유가 상승이 전기차 시장의 일시적인 침체를 넘어 장기적인 성장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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