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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 실종, 가계 저축률 역대급 반전의 이유

재경 마켓부 기자
소비 실종, 가계 저축률 역대급 반전의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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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비 실종, 가계 저축률 역대급 반전의 이유

최근 추가 소득 중 소비로 이어지는 비율인 한계소비성향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며 경제 전반에 비상이 걸렸다. 고물가 고착화와 미래 불확실성 증대가 맞물려 가계가 지갑을 굳게 닫고 저축에 몰두하는 현상이 심화하는 양상이다. 이러한 소비 부진의 장기화는 우리 경제의 활력을 저해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기 어렵게 만들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 한계소비성향 급락, 불확실성의 그림자

한계소비성향(MPC)은 가계의 추가 소득 중 소비로 지출되는 비율을 나타내는 핵심 경제 지표다. 이 수치가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는 것은, 소득이 늘어도 소비로 이어지지 않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는 고물가 고착화에 따른 실질 구매력 저하와 미래 경제 상황에 대한 불안감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올해 들어 소비자물가지수는 한국은행의 물가안정 목표치인 2%를 크게 웃도는 3.5%를 기록하는 등 고물가 상황이 장기화되고 있다. 가계는 치솟는 물가 속에서 생계비 부담을 느끼고 있으며, 이는 소비 심리를 위축시키는 주된 요인으로 작용한다.

특히 국제 유가 상승과 글로벌 공급망 불안정, 주요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 대외 변수들이 물가 상승 압력을 지속시키고 있어 가계의 불안감은 더욱 증폭되는 실정이다. 이러한 불확실성은 가계로 하여금 소비를 줄이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저축을 늘리도록 유도하는 ‘예비적 저축’ 동기를 강화한다. 금리 인하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실제 체감 금리 부담은 여전하며, 주택시장 불안정 및 가계부채 상환 부담도 가계의 지출 여력을 옥죄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 가계 저축률 증대, 소비 침체의 역설적 지표

한계소비성향의 하락은 필연적으로 가계 저축률의 상승으로 이어진다. 추가 소득이 소비되지 않고 쌓여가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저축률 증대가 가계 재정 건전성 강화라는 긍정적 측면으로만 해석하기는 어렵다. 오히려 현재의 높은 저축률은 소비 위축과 내수 침체의 역설적인 지표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한국은행은 가계가 미래 불확실성을 대비하여 소비보다는 저축과 부채 상환에 무게를 두고 있는 구조적 한계가 뚜렷하다고 분석했다.

특히 소득 하위 계층일수록 고물가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소비를 더욱 축소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는 소득 수준에 따른 소비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사회 전반의 소비 활력을 저해하는 요인이 된다. 또한 취업자 수 증가세가 둔화되고 늘어난 일자리가 저임금 업종에 집중되면서, 고용 증가가 가계 소득 개선으로 이어지는 효과가 약화되어 민간소비의 성장 기여도가 낮아지는 현상도 나타난다. 이러한 상황에서 가계 저축은 생산적인 투자로 이어지기보다는 불안정한 미래를 위한 비상금 성격이 강하며, 이는 경제 전체의 자금 흐름을 둔화시키고 성장을 제약하는 결과로 이어진다.

▲ 내수 활력 회복을 위한 구조적 과제와 정책 방향

한계소비성향 쇼크와 가계 저축률 증가는 내수 부진 장기화 국면 진입을 알리는 경고등이다. 비록 일부 기관에서 올해 민간 소비가 점진적인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나, 과거 회복기와 비교했을 때 그 증가세는 완만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수출 개선을 이끄는 IT 부문은 전후방 연관 효과와 고용 유발 효과가 작아 가계 소득 증대로 온전히 직결되지 못하는 구조적 한계도 존재한다.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고 내수 활력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단기적인 부양책을 넘어선 구조적인 정책 접근이 요구된다. 우선, 물가 안정화를 위한 정부의 선제적인 수급 관리와 한국은행의 유연한 통화정책 운용이 긴요하다. 또한 가계의 실질 소득을 증대하고 미래 불확실성을 완화할 수 있는 고용 안정화 대책과 더불어, 취약 계층의 소비 여력을 확충하기 위한 맞춤형 지원도 확대해야 한다.

나아가 소비가 미덕이 될 수 있는 경제 환경 조성도 중요하다. 이는 가계 부채 부담 완화, 자산 시장의 안정적 관리, 그리고 생산성을 높여 지속 가능한 성장을 담보하는 산업 구조 개혁 등을 포괄한다. 정부와 중앙은행은 긴밀한 정책 공조를 통해 가계의 자신감을 회복시키고, 저축이 생산적인 투자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여 우리 경제가 불확실성의 터널을 벗어나 잠재 성장률을 높이는 한 해가 될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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