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단거리탄도미사일에 집속탄 탄두를 장착, 그 위력을 실험했다. 이는 중동전쟁에서 이란의 집속탄 공격이 이스라엘 방공망을 무력화한 전례를 반영한 움직임이다. 북한은 '축구장 10개 면적'을 초토화할 수 있는 성능을 확증했다고 밝혔다.
▲ 북한, 집속탄 시험 발사 배경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9일, 국방과학원과 미사일 총국이 6일에서 8일 사이 '중요 무기체계들에 대한 시험'을 진행했다고 보도하며 집속탄 시험 발사 사실을 공개했다. 이번 시험에는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알려진 단거리탄도미사일 화성-11가(KN-23)에 집속탄 탄두를 장착하여 사용되었다. 통신은 이번 시험을 통해 "6.5에서 7헥타르(㏊), 즉 축구장 10개 면적 규모의 표적지역을 초강력 밀도로 초토화할 수 있다는 것을 확증했다"고 밝혔다. 대한민국 합동참모본부는 지난 8일 오전 8시 50분께 북한이 원산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탄도미사일 수 발을 발사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당시 미사일들은 동북 방향으로 약 240km를 비행하여 시험발사 표적지로 쓰이는 함북 길주군 앞바다 알섬 인근에 낙탄한 것으로 확인되었으며, 이는 북한이 주장하는 집속탄 시험과 연관된 것으로 추정된다.
▲ '악마의 무기' 집속탄의 위력 및 이란 전훈
집속탄은 하나의 탄두 안에 수십에서 수백 개의 자탄(새끼 폭탄)이 들어 있어 공중에서 폭발하며 사방으로 자탄을 확산시키는 방식의 무기다. 이는 민간인과 군인을 가리지 않는 무차별적 살상력 때문에 '악마의 무기'로 불리기도 한다. 북한은 이스라엘의 강력한 방공망인 '아이언돔'조차 이란의 집속탄 공격에 무력화되는 양상을 중동전쟁에서 목격한 뒤, 이를 자국의 탄도미사일 기술에 접목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동전쟁 당시 이란이 발사한 미사일 대부분이 이스라엘 방공망에 요격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공중에서 수십 개의 자탄이 쏟아지는 이란의 집속탄 공격에는 민간인을 포함한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은 텔아비브 인근 도시에 떨어진 집속탄 폭발 장면이 담긴 CCTV를 공개하며 국제사회에 이란의 집속탄 사용을 규탄한 바 있다. 작년 6월 이란과 이스라엘 간 '12일 전쟁'에서도 이란이 집속탄 탄두를 장착한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고 이스라엘군이 발표하기도 했다.
▲ 한국군 방어 능력과 국제사회 동향
집속탄은 요격이 까다롭고 다수의 민간인 피해를 유발할 수 있어 군 당국은 북한의 집속탄 개발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시험에 대해 정밀 분석 중이라면서도 "집속탄을 장착한 탄도미사일도 현행 탄도미사일 방어체계로 충분히 방어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는 집속탄이 목표 지점 도달 직전 공중에서 터지기 전, 탄도미사일을 요격하는 방식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국제사회에서는 집속탄 사용을 제한하기 위한 노력이 지속되어 2008년 5월 '확산탄금지협약'이 체결되었으며, 110여개국이 가입해 생산, 이전, 사용, 비축을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남북한 모두 분단 상황의 특수성을 이유로 협약에 가입하지 않은 상태다.
▲ 정전탄 및 전자기무기 개발 동향
북한은 집속탄 시험과 더불어 탄소섬유탄(정전탄), 전자기무기 등 최근 전장에서 부각되고 있는 현대전 무기들도 시험했다고 밝혔다. 정전탄은 전도성이 높은 니켈과 탄소섬유를 결합하여 만든 자탄으로, 상대방의 발전소나 송전소 등 전력망을 무력화하는 데 사용된다. 대한민국 군도 정전탄 개발을 추진하고 있으며, 2028년까지 전력화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북한이 시험 사실을 밝힌 전자기무기는 EMP(전자기 펄스)탄의 일종으로 추정되며, 강력한 전자기파를 방출해 적의 전자 기기, 통신망, 레이더 등 지휘체계를 마비시키는 현대식 무기이다.
▲ 현대전 무기 개발 속도 및 전문가 분석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사무총장은 "북한이 이란 전쟁에서 보여준 비대칭전의 위력을 과시하려는 의도로 무기시험을 공개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한 "이란전 전훈을 바탕으로 전술적 가치가 높은 새 무기체계 개발에 속도를 내는 것"이라고 평가하며 북한의 현대전 무기 개발 가속화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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