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가 금융정보분석원(FIU)으로부터 받은 영업 일부정지 3개월 처분 취소 소송 1심에서 승소했다. 서울행정법원은 FIU의 제재 사유가 위법하다고 판단하며, 가상자산 사업자 규제 집행 과정의 법적 정당성 기준을 제시하는 판결을 내렸다.
▲ 법원, FIU 제재 '위법' 판단 배경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이정원 부장판사)는 4월 9일, 두나무가 금융정보분석원(FIU)을 상대로 제기한 영업 일부정지 처분 취소소송에서 두나무의 손을 들어줬다. 법원은 FIU가 두나무와 소속 직원이 해외 미신고 사업자들과 거래하고 고객 확인 의무를 위반했다고 본 제재가 불합리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특히 문제가 불거진 이후 두나무가 미신고 가상자산사업자와의 거래를 차단하기 위해 고객으로부터 확약서를 징구하고 가상자산 거래 모니터링 시스템을 활용하는 등 나름의 조치를 취했음을 인정했다.
법원의 판결은 규제 당국이 100만 원 미만 거래에 대해 가상자산 사업자가 이행해야 할 구체적인 조치나 지침을 제시하지 않은 상황에서, 두나무가 자체적인 노력을 기울였다는 점에 무게를 뒀다. 재판부는 "사후적으로 조치가 충분하지 않았다고 해서 원고가 고의 또는 중과실로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은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다"고 명시하며, FIU의 주장에만 근거한 영업 일부정지 처분은 위법하다고 결론지었다.
▲ 특금법 위반 논란과 4만여 건의 거래
이번 소송은 FIU가 지난해 2월 두나무와 소속 직원의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위반 혐의를 적발해 영업 일부정지 3개월 처분을 통보한 것이 발단이 됐다. 당시 FIU의 현장검사 결과에 따르면, 두나무는 해외 미신고 가상자산사업자들과 거래하고 고객 확인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금법은 가상자산사업자가 고의 또는 중과실로 자금세탁 및 공중 협박자금 조달 행위 방지 조치를 하지 않은 채 미신고 사업자와 영업 목적으로 거래할 경우 금융당국이 영업정지 처분을 내릴 수 있도록 규정한다.
당국이 문제 삼은 두나무의 미신고 가상자산사업자 거래 건수는 총 4만4천948건으로, 이는 전체 100만 원 미만 출고 거래(641만3천281건) 중 약 0.7%에 해당하는 규모였다. 두나무는 문제가 된 시점에 가상자산 흐름을 추적하여 출고 대상 지갑 주소가 미신고 사업자에 해당할 경우 거래를 자동으로 차단하는 모니터링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 시스템이 추적하지 못한 거래 중 미신고 가상자산사업자와의 거래로 밝혀진 비율은 평균 2.8%로 나타났다.
▲ 가상자산 규제 준수 시스템과 법적 선례
두나무는 FIU의 처분에 대응하여 지난해 2월 본안 소송과 함께 집행정지 신청을 제기했다. 법원은 같은 해 3월 두나무 측의 신청을 받아들여 영업정지 처분에 제동을 걸었으며, 이는 이번 1심 승소 판결로 이어졌다. 이번 판결은 가상자산 사업자들이 규제 당국의 명확한 지침이 부재한 상황에서 자체적으로 마련한 준법 시스템과 노력에 대한 법원의 판단 기준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시스템의 완벽성보다는 고의성이나 중과실 여부가 제재의 핵심이라는 점이 부각된 것이다.
이는 향후 가상자산 사업자들이 자금세탁방지(AML) 의무를 이행하는 방식과 규제 당국의 제재 기준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100만 원 미만 소액 거래에 대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 마련 필요성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 향후 가상자산 산업 규제 방향성
이번 판결은 가상자산 시장의 법적 안정성을 제고하는 동시에, 규제 당국과 사업자 간의 소통 및 명확한 가이드라인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계기가 될 것으로 분석된다. 두나무는 이번 판결을 통해 기업의 자율적인 준법 노력의 중요성을 재확인한 반면, FIU는 제재의 정당성을 입증하기 위한 보다 명확하고 구체적인 근거를 마련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이번 1심 판결에 대한 FIU의 항소 여부에 따라 법정 다툼은 이어질 수 있으나, 가상자산 산업의 규제 방향성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법적 선례로 남을 전망이다. 가상자산 사업자들은 이번 판결을 통해 자율적인 준법 시스템 강화와 함께 규제 당국과의 협력을 통한 명확한 기준 마련에 더욱 힘쓸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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