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 간 휴전 협상에도 불구하고 호르무즈 해협의 항행 통제는 계속되고 있다. 휴전 이후 통행량은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으며, 이란의 외교 및 경제적 목적에 부합하는 선박 위주로 통과가 이루어진다.
▲ 호르무즈 해협 통제 지속, 900척 화물선 대기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의 분석에 따르면, 미국과 이란의 휴전 협상 시작 이후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선박은 14척으로 집계됐다. 이 중 최소 9척은 이란과 연계된 선박으로, 서방 제재 회피 목적의 이란산 원유 운송에 관여된 러시아 유조선 '아리메다'가 대표적인 사례다. 블룸버그통신 역시 휴전 이후 해협을 통과한 선박 수를 9척으로 보도했으며, 이 가운데 5척은 페르시아만을 빠져나가고 4척은 들어갔다고 전했다. 지난 이틀 동안 원유 약 200만 배럴을 실은 초대형 유조선들이 해협으로 이동했지만, 페르시아만 밖으로 나오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페르시아만 내에 대기 중인 유조선들은 해협 개방 시 즉각 이동을 준비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AFP통신은 선박 추적 정보 업체 케이플러(Kpler)를 인용하여 휴전 이후 원자재 운반선 16척만이 해협을 통과했다고 보도했다. 케이플러의 분석가는 휴전이 유지되더라도 해협 통과 선박 수가 하루 최대 10~15척 수준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전쟁 이전 하루 약 140척이 통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정상화와는 거리가 멀다.
▲ 이란, 협상력 유지 위해 해협 통제 지속
이란은 휴전 합의에도 불구하고 미국과의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세계 해상 원유 운송의 약 4분의 1이 지나가는 주요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통제를 이어가고 있다. FT 보도에 따르면, 현재 페르시아만 내에 약 900척의 화물선이 갇혀 있으며, 안전한 항행 조건이 명확해지기를 기다리는 상황이다. 이란은 휴전 발표 직후 모든 상선 운항에 해협을 개방하겠다고 밝혔으나, 실제로는 이란 혁명수비대와의 조율을 요구하며 통제를 유지하고 있다. 일부 선주들은 해협 내 기뢰 매설 가능성을 우려하며 섣불리 선박을 이동시키지 못하고 있다. 혁명수비대와 관련된 것으로 알려진 항로 표시 지도가 선주와 선박 브로커들 사이에 회람되고 있으나, 그 출처는 명확히 확인되지 않았다.
▲ 통행료 부과 논란, 선택적 면제 관행
이란이 해협 통과 선박에 부과하려는 통행료 문제 역시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이란 석유·가스·석유화학제품 수출업체 연합은 FT에 유조선으로부터 척당 최대 200만 달러(약 30억원)의 통행료를 징수하길 희망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모든 선박이 통행료를 내지는 않았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인도와 일본 관련 선박은 통행료를 면제받는 사례가 있으며, 이란에 우호적인 것으로 평가되는 선박들은 통행료 납부 의무에서 제외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 미국, 통행료 징수 규탄 및 해협 개방 의지 표명
호르무즈 해협의 완전한 개방을 휴전 조건으로 내세웠던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이러한 행태를 비판하며 통행료 징수에 대한 허용 불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 기자회견에서 "이란이 공해인 호르무즈에서 통행료를 징수할 경우 허용하지 않겠다"며 "우리는 꽤 금방 해협을 개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호르무즈 해협 개방 문제는 11일 파키스탄에서 진행될 종전 협상의 핵심 의제로 다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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