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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시선 중국의 이란 전쟁 '균형 맞추기' 고민

이겨례 기자
특파원 시선 중국의 이란 전쟁 '균형 맞추기' 고민
©연합뉴스 제공

 

이란의 분쟁이 격화되면서 중국은 '적의 실수'를 이용한 전략적 이익과 이란 내 투자 및 에너지 조달 리스크 사이에서 복잡한 균형 외교를 펼쳐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미국과의 경쟁 구도 속에서 중국의 영향력 확대 기대감도 있지만, 동시에 '미묘한 균형 맞추기'라는 난제에 봉착했다.

▲ 이란 전쟁 격화 속 중국의 '균형 맞추기' 전략

최근 영국 시사 주간지 '이코노미스트' 표지에 게재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이미지는 글로벌 판도를 뒤흔드는 미국의 전략적 움직임 속에서 중국이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라는 관측을 시사한다. 이러한 분석은 미국 외교안보 역량이 분산되면서 대중국 견제 강도가 약화될 것이며, 중국은 안정적인 중재자로서 국제 무대에서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는 기대를 담고 있다. 실제 갤럽의 최근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130여 개국 국민 대상 조사에서 중국 지도부에 대한 지지율이 미국을 앞서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함께 위안화를 결제 수단으로 사용하면서 '페트로 달러' 체제가 약화되고 위안화 국제화에 탄력이 붙을 것이라는 기대감 또한 중국 관영 매체를 통해 제기되고 있다. 중국 소셜 미디어 및 온라인 논평 플랫폼에서는 미국의 패권 쇠퇴를 주장하는 글들이 다수 발견되며, 특히 당국과 연계된 싱크탱크 연구원이나 유명 대학 교수들이 이러한 논조를 주도하고 있다.

그러나 브라이언 웡 홍콩대 교수는 온라인 매체 '중미 포커스' 기고를 통해 중국이 직면한 복잡한 사정을 지적한다. 그는 이란 문제에 대한 중국의 고민을 '미묘한 균형 맞추기'(delicate balancing)로 규정하며, 이란과 그 대리 세력의 걸프 국가 공격으로 인한 미국의 군사적 안전 보장 신뢰도 문제, 우크라이나 외 새로운 분쟁 개입으로 인한 미국의 자원 분산, 그리고 이러한 상황이 중국에 '숨통'을 트여줄 수 있다는 관점들이 중국의 이란 내 이익 복잡성을 간과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 중국의 이란산 원유 의존도와 투자 리스크

중국 경제의 취약점 중 하나는 이란산 원유에 대한 높은 의존도다. 공식 통계상 중국의 전체 수입 원유 중 이란산 원유가 차지하는 비중은 13%에서 20% 사이로 나타나지만, '그림자 선단'이나 제3국을 경유하는 물량까지 포함하면 실제 비중은 더욱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첨단 산업 육성과 내수 진작이 절실한 중국에게 유가 불안은 부인할 수 없는 경제적 부담으로 작용한다.

이란 내 투자 문제 역시 심각한 사안이다. 오랜 기간 중국은 이란을 걸프 지역 및 북아프리카로 향하는 물류망의 핵심 거점으로 삼아왔으며, 이란 내 석유 및 가스 인프라 건설을 주도해왔다. 2021년 양국은 25년 기한, 4천억 달러(약 593조원) 규모의 경제 협정을 체결했으며, 여기에는 이란 내 철도, 정유공장, 석유화학공장 등 주요 인프라 건설이 포함된다. 이란에서 중대한 정치적 변동이 발생할 경우, 중국은 단순히 물류망의 타격을 넘어 이미 투자한 막대한 자금의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

▲ 걸프 국가 달래기와 파트너 신뢰 유지의 딜레마

웡 교수는 이러한 상황에서 중국이 에너지 및 공급망 다각화를 위해 이란으로부터 공격받은 걸프 국가들을 달래는 동시에, 러시아, 북한, 파키스탄, 쿠바 등 전략적 파트너들에게 중국이 지지한다는 신뢰를 보여야 하는 '균형'이라는 난제를 안고 있다고 진단한다.

지금까지 중국은 이란을 향한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을 규탄하는 한편, 걸프 국가들을 향한 이란의 공격은 지지하지 않으며 중재 노력을 기울이는 형태로 거리를 유지해왔다. 하지만 웡 교수는 중국이 걸프 국가들을 의식해 적극적으로 이란 편을 들지 못하는 상황에서, 중국의 군사·전략적 파트너들에게는 미국의 공격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강경한 발언만 할 뿐 실질적인 개입을 하지 않는다는 '신뢰'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는 베네수엘라와 이란이 공격받는 것을 지켜본 잠재적 공격 대상들이 미국에 더 많은 양보를 하게 되는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한편, 웡 교수는 중국이 직접적인 군사 개입 없이도 내달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에서 미국과 '거래'를 성사시킴으로써 이란 전쟁의 전환점을 마련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한다. 중국이 미국산 대두와 항공기 수입을 대폭 확대하고 미국 기업들에 일정 기간 희토류 공급을 보장하는 대신, '전쟁에 지친' 미국이 이란 정권 퇴출보다는 전쟁 종결을 선택하도록 유도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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